진실의 가격

 “TV에서 거짓말 하겠어요?” 라고 TV에서 말한다.

 오히려 “TV가 진실을 말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것은 누구도 진실을 듣고, 보고 싶어하지 않는 현상의 결과물이다.

 어떤 사건이란 이를 유발하는 사람들의 중첩된 행동의 결과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건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사건의 원인이 되는 행동 중 어떤 사람도 도덕적 혹은 법적으로 비난이나 처벌 받을 여지가 없는 완전 무결한 사건
  • 사건의 원인이 되는 행동 중 도덕적 혹은 법적으로 비난 받을 것이 하나 이상 존재하는 사건

 첫 번째 사건의 경우 굳이 진실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사람은 없다. 자신의 역할을 통해 기대되는 결과가 나왔으므로 굳이 이를 애써서 홍보하는 경우는 없다. 적절한 행동을 통한 예상된 결과는 우리가 매일매일 별다른 생각없이 하는 일들이다. 

 조금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 칭찬을 받아야 할 행동을 했을 경우 (법은 처벌만 할 뿐 칭찬해주지 않는다) 이를 널리 알려서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를 바랄 수는 있겠다. 정치인이나 연예인과 같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일 수록 “명성”에 집착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당사자는 진실은 왜곡시킬 유인이 더 크다. 왜냐하면 자신의 칭송 받을 만한 행위를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보다는 더 과장해서 알릴 수록 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홍보나 광고는 항상 진실보다 더 과장된 내용이 나가기를 바란다. 그는 이를 위해 오히려 비용을 지불할 용의를 가지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방법은 과장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제 3의 누군가가 다시 그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서 정정하는 것인데 보통은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올바른 행동에 대한 과장이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매일 SNS에서 보는 것처럼 다소 눈꼴 시릴 수는 있지만 말이다. 

 두 번째에 속하는 사건의 경우 비난 받을 만한 모든 사람들은 진실이 가려지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진실이 밝혀질 경우의 처벌과 비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진실을 가리는 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경제적으로는 자신이 받을 법적인 처벌과 도덕적인 비난의 최대치 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커다란 비리 사건일수록 더 커다란 비용을 들여서 사건을 왜곡시키려 한다.

 반면 여기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저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고, 그 중 몇몇은 이 피해를 보상 받기 위해 진실을 알리는 것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둘의 싸움은 진실을 왜곡하려는 사람들의 승리로 끝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피해를 유발하는 행동은 다양한 사람의 의도가 중첩되고 복잡해진다. 따라서 피해자는 내가 피해자인 줄 모르거나 혹은 내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서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사람은 자신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가 많다. 비난이나 처벌을 받을 만한 행동이 의도 되었던 실수 였던 결국 권력을 가진 사람이, 책임 질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피해를 줄 수 있기 마련이다.

 현재의 미디어, 즉 자본주의 사회의 미디어는 돈을 낸 사람에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한다. 왜냐하면 돈을 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낸 소수의 사람들이 만드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행본처럼 내가 명확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하되, 광고가 붙지 않는 컨텐츠가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작가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말한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나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비용을 지불하고 고용한 것이 아닌 모든 매체들은 오히려 나한테 거짓말을 말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TV, 라디오, 인터넷 기사 등 (소소하게 보는 인터넷 광고로 비용을 지불했다고 보는 것은 사실 조금 낯 간지러운 이야기 이다) 요즘은 어딜 가나 나에게 거짓말과 왜곡된 사실만을 말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내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TV 보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수준의 보도가 다른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져있다고 상상해보라.)

 내 생각에 이 사회에 진실이 알려질 수 있는 유일한 구조는 한가지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 마음속으로 꽤 큰 진실의 가격을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 가격 이상의 손해를 보지 않는 범위에서, 그 정도는 진실을 듣기 위해 지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범위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그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정말 진실을 말하려 노력하고 실제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진실을 파해치면서 겪게 될 부당한 대우, 협박, 에너지의 소비 등의 총 합보다 자신이 진실을 케고 있다는 정의감과 대중이 지불하는 진실의 가격을 높게 생각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인터넷 포털들의 기사가 왜곡되고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기사를 위해 비용을 지불했는가? 당신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제공받은 모든 기사가 진실일 의무는 없다. 물론 그 기사가 진실을 말한다고 명시하면 거짓말이므로 잘못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우리들은 자연스레 언론은 광고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속편하다. “TV에서 거짓말 하겠어?”, “신문 기사는 진실을 말할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한 것이다.

 머리 속에 당신을 위해 진실을 말하는 언론과 기자가 떠오르는가? 그렇다면 기꺼이 그들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자. 진실의 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

[Economist] Snooping dogs Lee (사찰이 이명박 대통령을 괴롭히고 있다)

Snooping dogs Lee

연이은 스캔들이 터졌다, 하지만 여당만은 아니다.

Apr 7th 2012 | SEOUL | from the print edition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갓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참여한 핵 안보 정상회의의 주최가 끝나자마자 고향에서의 지저분한 정치판에 휩싸여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한나라당으로 알려져있던 여당 새누리 당은 스캔들에 휩싸인 한 해를 보내왔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도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한국판 워터게이트라 부르는 문제에 직면했다.

다른 두 방송국과 함께 파업 중에 있는 KBS의 언론인들은 그들이 2,600건 이상의 2008년과 2010년 사이에 정부의 “윤리팀”에 의해 행해진 불법 사찰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찰 대상으로는 언론인, 반대측 정치 인사, 대통령을 비판한 사람, 심지어 한국 최대 재벌 삼성의 회장이 설립한 재단도 포함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KBS의 기자들은 뉴스 보도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문제 삼아 지난달에 파업을 시작했다. 내부 고발자의 USB 메모리 제공으로 인한 그들의 새로운 주장들은 이 이상 시의적절 할 수 없다.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1일에 예정되어있다. 하지만 이 소동이 이명박 대통령의 명성을 손상 시킬 수 있더라도,  그의 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우선, 정부는 그 문건 중 80%가 노무현 대통령(2009년 자살)의 전 정권에서 지시된 조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가장 큰 라이벌인 좌편향의 민주통합당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노무현 정부하에서 총리를 지냈다. 민주통합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의 후신이다.

그녀로서는 불법 사찰은 한국의 전후시대 독재자 박정희의 “망령”이 아직도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명백하게 박정희의 딸이자 새누리당 대표인 박근혜를 비꼬고 있는 말이다. 박근혜 대표는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잇는 대선 주자 중 선두에 있다.

박근혜 대표는 사실 새누리당의 인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수의 대중이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믿는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영리하게도 그녀는 이 스캔들을 지난 정부와 현 정부 모두 “구태의연하고 잘못된 정치”의 표본이라며 이를 비난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그녀 자신도 사찰의 대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를 살펴보면, 3월 31일 한국 사회 오피니언 기관에 의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은 38.8%의 지지를 얻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5% 조금 넘게 뒤쳐저 있다. 이 스캔들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9%가 뒤쳐저 있었다. 유권자들은 민주통합당이 계속 주창해 왔던 직업 안정성이나 복지 혜택을 걱정해 왔기 때문에, 민주통합당이 뒤쳐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문제가 있다. 그들은 그들이 여당이었을 때 제안했던 미국과의 자유 무역 협정 논란 뿐 아니라 반대 하는 사람이 많은 새로운 해군 기지 건설에서 기존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왔다. 이러한 돌변이 초래한 냉소가 다수의 유권자들이 그들에게 호감을 잃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