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6]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1]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2]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3]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4]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5]


 드디어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밤을 새워서 이야기를 하느라 눈이 반쯤 풀린 상태였지만, 그렇다고 마지막 날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더 아쉬운 일이다. 오늘의 일정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보는 것 뿐. 그 이후에는 저녁 식사를 하고 LAX로 이동해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다. 계속 마셔댄 맥주 때문인지 속이 좋지 않아서 식사로 가져온 베이글도 채 한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혹시나 뜨거운 물로 씻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평소의 2배의 시간동안 샤워를 했지만, 역시나 거의 반쯤 잠들어 있는 상태. 아무래도 따뜻한 햇살을 봐야 에너지가 솟을 것 같아서 호텔 밖으로 나가 보았다.

나지막 하지만 호텔 규모는 상당히 크다

 다행히 따뜻한 햇살을 보니 좀 상쾌해지는 것 같다. 그리 많이 산 것도 아니지만, 쇼핑한 짐과 빨랫거리를 가득 밤은 가방, 노트북등을 잔뜩 우겨 넣은 캐리어를 들고 로비로 모여야 했다. 피곤함에 단순히 쑤셔 넣어서 가방을 챙겼다. 이제 미국에서는 다시 열어볼 일이 없으니 말이다. 물론 서울에 도착해서 어머니에게 한소리 듣긴했다; 이제 익숙해진 아침 집합이 오늘로 마지막이구나. “한 일주일만 더 놀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번에 출발하는 5기분들도 마찬가지 생각이 들테니 여행내내 잠을 자지 말고 즐겨라! ㅋ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숙소의 북쪽에 위치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LA의 다운타운이 왼쪽으로 보이고 살짝 더 올라가서 왼쪽 멀리까지 나지막한 언덕 동네가 그 유명한 Beverly Hills.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조금 더 올라간 언덕에 위치해있다. 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헐리우드와 붙어있기도 하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확실히 디즈니랜드보다는 타고, 보고, 즐길 것이 많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지만, 단지 아쉬운 것은 그 놈의 시간이라는 녀석이다. 누구와 같이 다닐지도 미리 알 수 없고, 프로그램이 어떤지도 미리 알 수 없으므로 사실 도착해서 스케쥴을 짜는 시간이 꽤나 많이 든다. “꼭, 이거는 봐야겠다!” 싶은 것만 마음 속에 넣어두고 사수하자. 대세가 주로 놀이기구를 타는 쪽으로 물론 흐르겠지만, 중간중간 다니면서 마음에 들었던 영화의 세트라던가, 케릭터 인형을 쓴 분장한 사람들도 자주 보이니 잔재미도 놓치지 말자~

 일단 입구에서 집합. 그리고 표를 분배한 후 언제 어디로 모이라는 지시를 듣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에 맞는 그룹과 조별 행동이다. 뭐, 주로 자연스럽게 같이 다닐 사람이 정해지니까 그냥 묻어가면 되겠다. 그리고 LAX 도착해서 처음 버스에 올라탈때 앉는 자리가 일주일간 앉을 자리고, 또 그 주변사람들과 아무래도 이야기를 많이하게 되므로, 신중을 기해서 마음에 맞는 상대를 고르자~

단지 무생물의 동상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자, 이제 신나게 뛰어들어가서 헐리우드의 세계를 즐겨보자. 사실 여기부터가 기억이 애매한데, 내가 뭘 타고 다녔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 우선 다들 모여서 쥬라기공원을 탑승했고, 그 다음에 미이라를 탓던 것 같고, 그 후로 무슨 영화 특수효과 스튜디오를 본 것 같고, 슈렉 영화를 관람한 후에 워터월드를 구경했던가. 아, 중간에 뭔가 하나 빠진 것 같기도 하고, 밥도 먹은 것 같고 하지만, 역시 자세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ㅠ _ㅠ 역시 다녀온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자세하게 기억해 내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영화의 특수 효과를 보여준다

 서울랜드, 에버랜드, 롯데월드등으로 초,중,고등학교 소풍을 줄기차게 다니며 쌓인 내공이 충만하다면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별거 아니다. 같은 마인드로 가자!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미이라가 아닐까 한데, 전의 Sea world에서 아틀란티스 처럼 기본적으로 한국에서와 같은 탈 것으로 보이지만, 약간의 다른 포인트가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반전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매력! 후룸라이드와 아틀란티스는 갑자기 흔들거리며 솟구치는 것이 다르다면, 미이라는 신나게 레일 위를 달리다가 벽앞에서 갑자기 멈추는데, 한숨 돌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릴라 하면 갑자기 뒤로 신나게 달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눈치채는 것이다. 역주행~!

윗층과 아래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윗층과 아래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사이를 높다란 에스컬레이터가 이어준다. 사실 옆으로 계단도 있는데, 장난으로 “가위바위보에 진 사람은 뛰어 올라가기.” 이런 것을 했다가는 진 사람과는 투어가 끝날때까지 쌩까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쓸데없는 짓은 안하는 게 좋겠다 -ㅂ- 뭐,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 이다. 따라서 윗층과 아래층을 왕복하면 시간 낭비가 상당하므로 아래층에서 볼꺼 다 보고, 위층으로 이동해서 볼꺼 다~보는 식으로 하면 좋다. 에스컬레이터 매니아들은 위아래 왕복만 해도 행복하겠다.

 우리의 경우는 각자 자유롭게 행동 한 후에 워터월드 쇼가 하는 오후 늦은 시간에 다시 모이기로 정했으므로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돌아다녔다. 사실 워낙 넓고,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위에서도 말했지만, 하루만에 다 보기는 무리다. 우리나라에도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생길 예정이라고 하니, 비록 다 못 보더라로 조금 기다리면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 보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하다.

워터월드, 영화는 망했지만, 쇼는 유명하다

  워터월드 쇼의 시간이 되어 입장하고, 여기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가까운 곳에는 상당히 물이 튀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사실, 분장한 스텝들이 물을 계속 관객들에게 쏴댄다. 자리를 찾아 걸어가는데, 등에서 뭔가 축축한게 느껴지는데, “잉?”하고 뒤돌아보니 왠 해적 아저씨가 물총으로 쏘고 있었다. 물론 맞는 사람도 기분 나쁜게 아니라 같이 그 분위기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젖은 옷이야 강렬한 캘리포니아의 햇살이 금새 말려준다. 영화 내용과 살짝 다른 스토리를 15분 정도에 압축해서 보여주는데 마지막에 무엇인가 날아오는 것이 압권. 하루에도 똑같은 연기를 수십번 해야하는 배우들은 좀 지겹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보는 나야 재미있었지만 말이다.

이런 잔재미를 놓치지 말자~

 자, 이제 워터월드 쇼를 마지막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와도 이별을 고할 시간이 왔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타느라 별로 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었는데, 나오는 길에는 아쉬운 마음에 메모리의 여유 공간이 가득하도록 사진을 찍어댔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 갈락말락하는 저녁쯤, 정문을 통해 나와서 버스에 올라탓다. 언젠가 또 올기회가 있을 것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정도라면 말이다. 이제 퀄컴 IT TOUR 2006의 모든 프로그램도 사실상 종료 된 것이다. 물론 저녁 식사와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일이 남아있지만 말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 간 곳은 한식 뷔폐. 하지만, 왠일인지 별로 먹을 수가 없었다. 음식은 맛있는게 참 많았는데, 막상 끝났다고 생각하니 왜이리 기분이 우울해지는지, 한국가기 싫어요 ㅠ _ ㅠ 이러면서 억지로 꾸역꾸역. 한사람씩 투어 소감을 말하면서 식사를 하고, 모두들 무사히 일정을 종료한 것에 대한 건배. 짠. 수고하셨습니다! 이미 식당을 나왔을 때는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모르는 길을 달려달려 공항으로 이동. 공항으로 이동할 때에는 거의 모든 일행들이 잠에 빠져들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그렇게 피곤하도록 모두들 젊음을 불태운 것?

입국한 곳으로 회귀

 전 LA 시장의 이름을 딴 국제 공항 터미널에서 역시나 보딩패스를 발급 받고, 몇 시간 남은 동안에 면세점 구경을 하고 시간을 적당히 보내다보니, 탑승시간이 다가워 왔다. 액체 폭탄 테러 발견 때문에 세심한 검문검색이 있었다. 검문대를 통과해서 부터는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쏟아지는 잠 때문에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졸았는데,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는 시점에서 비행기 입장이 시작됐다. 태평양을 날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얼마나 시간이 빠르게 안가는지, 화장실도 왔다갔다 하면서 지겨워했는데, 날아가는 비행기에서는 좌석에 앉자마자 한번 잠에 푹 빠지니, 인천에 도착해서야 깰 수 있었다. 식사도 못한 듯.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는 모두들 이상이 없는 것을 체크하고 매우 피곤한 상태라 그런지 별도로 아무것도 없이 해산. 나도 한시간에 한번 있는 공항 버스 스케쥴이 아슬아슬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튀어와서 버스를 탔다. 문득 버스에 탑승 할 때, 미국에서 익숙해졌던 이국적인 버스의 내부 모습이 아닌 내가 20년이 넘도록 타왔던 버스의 모습인 것을 깨닫고는 이제 더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상황이구나, 현실로 강하게 끌어당겨지는 것 같은 느낌. 이렇게 일주일 간의 꿈같은 여행이 끝이 났다. 끝은 아쉬움이 남은 채지만, 모든 “결”에는 평범함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일년전의 기억을 추억하면서 쓰기 시작한 이 기행문도 이제 끝을 맺어야겠다. 5기의 원서 접수가 끝나기 전에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여행인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로 쓰기 시작한 글이 한참을 길어져서 몇달 만에야 끝내게 되어버렸다. 비록 이제는 별로 쓸모 없겠지만, 다음에 6기, 7기로 계속 이어진다면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기 일정이 시작하기 전에 완결을 지었다는 점. 생각나는 것을 두서없이 연결했지만, 잘 읽으면 뭔가 도움되는 부분을 발견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없으려나? 아무튼 끝으로 갈수록 귀찮음에 성의 없어지는 이 글도 마지막 까지 읽은 분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요즘 들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느끼는 건데,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의 이미지라는 것은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어떤 객체에 대한 가치라는 것도 그 물건 그 자체의 속성이 아닌 자신이 그 객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100%가 좌우된다는 간단한 사실도 눈치챌 수 있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이 IT TOUR도 누군가에게는 단지 일주일간의 휴가일 수도 있고(그것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또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의 추억이자, 무엇인가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그 가치를 좌우하는 것은 투어가 예정 되어있는 사람이나, 투어 중인 사람이나, 혹은 투어가 끝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 투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아주 간단한 마인드의 차이에서 결정 지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입장에 있는 사람이든 소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중한 가치를 찾기를 바란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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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에서 그렇게 투어의 가장 중요한 일정을 넘겼다. 앞으로 남은 일이라고는 정말 관광객이 되어서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돌아보고 귀국하는 것 뿐. 끝났다는 해방감에 정말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놀 수 있었지만, 남은 일정이 2일 밖에 없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시리즈 포스팅도 더 이상 도움이 될 정보를 담는 것 보다는 어떤 일정을 돌아봤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마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더 이상 쓸 내용이 없기도 하다;) 

 전날 맥주와 양주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일행은 다음날 아침 예정된 시각 9시에 호텔을 출발했다. San Diego를 떠나기에 앞서서 근처의 전망 좋은 곳 등을 둘러본 후 LA로 이동할 계획이다. 미국의 탁 트인 스케일 이란 감탄이 나온다. 최근에 스쿠터를 장만한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야경이 아름다운 높은 곳을 찾고 있는데, 이런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있을까? 이곳도 무언가 이름이 있었는데, 일년 가까이 지난 지금와서 생각해보려니 기억이 가물;


밤에 둘러보고 싶다



 이 전망 좋은 곳에서 아침을 즐긴 후 LA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중간에 Irvine에 위치한 첼시 아웃렛에서 쇼핑. 각종 패션 상품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GAP 정도의 브랜드는 2만원 안쪽으로, POLOTommy hilfiger도 3~4만원. CK도 5만원을 살짝 더 주면 셔츠정도는 모두 구입이 가능했다. 특별히 할인 하는 것들은 더 쌌다. 6불정도 하는 타미 힐피거 반팔 티셔츠를 명동 매장에서 10만원 가까이 받던데, 디자인은 같고 색만 달랐다. 확실히 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기름 값과 옷값은 일본,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월등히 비싸다. 큰 돈을 가져가지 않아서 15만원어치 정도의 물건만을 구입했지만, 50만원정도 가져가서 사이즈 보지 않고 사온 다음 우리나라에서 되팔아도 꽤나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귀찮음이 문제겠지만.    


 LA에 도착한 이후 근처의 한인 식당에서 오랜만의 한국요리를 맛 본 후 호텔에 체크인. San Diego에서 숙박했던 곳 보다는 살짝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이었다. 침대도 더 크고 말이다. LA까지의 이동시간과 식사, 그리고 체크인을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말았다. 디즈니 랜드를 충분히 즐기려면 서둘러야 한다. 모두들 방에 짐을 풀고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로비로 집합. 디즈니 랜드로 출발했다. 무려 컴팩트 카메라임에로 불구하고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삼각대를 준비해 왔는데, 정작 이 때 방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좋은 야경을 하나도 못찍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ㅠ _ ㅠ


깨끗하게 장식된 로비



 비록 서둘렀지만, 디즈니랜드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오후 늦은 시간이었고 주어진 자유시간은 4시간 남짓할 뿐이었다. 결국 많은 것을 보는 것은 포기하고 유명한 것만 골라서 구경하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이런저런 사정들로 인해 여의치 않아서 결국 딱 2개의 놀이기구만을 탓을 뿐이었다. 순환 열차까지 포함하면 3개. 물론 놀이기구등을 타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디즈니 랜드에서 논다는데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일본에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하던 동료분이 “일본 디즈니 랜드나, 오사카에 갈꺼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보지 그래요? 한국에는 있나요?” 라고 물어보시길래, “한달 뒤에 미국으로 진짜를 보러갑니다.” 라고 왠지 뿌듯하게 말해준적이 있었다.


웰컴 투 디즈니랜드



 처음에 각각 흩어져서 우리 일행히 보러 간 것은 새롭게 만들어졌다는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를 정말 정말 재미있게 본 나는 기대를 하고 입장했으나, 솔직히 말하면 롯데월드의 신밧드의 모험과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영화에서 익숙한 처음에 조니뎁이 감옥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라던지 칼싸움하는 장면등이 묘사가 되어있어, 영화를 연상하면서 보면 스토리가 다시 한번 리와인드 된다는 것 정도.


 결정적으로 캐리비안의 바다를 누비는 일행이 탄 배가 고장이 나서 조니뎁이 이상한 알수 없는 해적 노래를 부르는 곳 앞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덕분에 무려 30분이나 그 곳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감금 되어있어야 했는데, 계속 무한 반복되는 그 해적노래에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었다. 안내방송으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움직이지 말고 앉아만 있으라고 하고. 씨월드에서도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를 고장 때문에 못탓는데, 미국 사람들이 만들어서 자동차 처럼 잔고장이 많은건가.


짝퉁 조니뎁이 돌아다님 하지만 고퀄리티



  캐리비안에서 구조된 후 지체된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서둘렀다. 나름 디즈니 랜드 순환 열차도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열차를 기다려서 타고는 재미있다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롯데월드의 혹성특급인지 뭔지 비슷한 것을 타러 가기로 했다. 사실, 정말 성인들이 즐기기 좋은 놀이 기구는 디즈니 랜드가 아닌 옆에 붙어있는 캘리포니안 어드벤쳐(?)가 더 재미있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 하지만 불꽃놀이 때문에 디즈니 랜드를 선택.


왠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생각난다



 실내에서 타는 의자가 씽씽 돌아가는 열차를 오랜 기다림 끝에 탑승한 후에 일행이 모이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다. 아직, 불꽃 놀이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근처의 피자를 파는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하고 두리번 거리자니, 서버로 일하고 있는 아가씨가 우연히 한국분 인 것이다. 대학생인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시다나, 반가워하면서 특별히 친절하게 이용법을 가르쳐 주셨다. Thank you~


 저녁을 먹고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혼잡한 곳



 저녁식사 후에는 혼잡한 거리에 앉아 불꽃놀이 시작시간을 기다렸다. 왠지 부슬부슬한 비에 불길했는데, 어김없이 불꽃놀이 시간이 되니 “오늘 불꽃놀이는 비로 인한 위험으로 취소한다”는 방송이 영어와 멕시코(?)어로 나왔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허탈함에 “우리는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고 다같이 소리높여서 외쳐봤지만, 반응은 없고, 디즈니 성 위에서 미키와 미니가 나와서 죄송하다는 인사만 할 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꿈과 희망의 디즈니 랜드 



 그렇게 일행의 짧은 디즈니 랜드 체험은 끝이 났다. 삼각대가 없어서 야경도 제대로 못찍고, 놀이기구도 많이 못타고, 비록 남은 것이라고는 18불짜리 남은 달러를 모두 털어서 구입한 구피 인형이 전부였지만, 며칠에 걸친 긴장속의 여행이 끝나고 놀이를 위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달라진 기분을 느끼고 마음껏 놀 수 있는 것이 즐거웠다.


 또! 이 날은 호텔로 돌아와서 무제한 제공되는 맥주로 밤이 새도록 일행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어서 1학년 MT 때나 맛볼 수 있는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밤이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딱딱한 민박 바닥과 소주가 아닌 호텔 침대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말이다. 모두들 내일이면 귀국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밤의 끝을 잡고 있는 것이다.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아침을 맞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일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관광 뿐이다. 그 후로는 밤에는 귀국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잠에 빠진 사이 태평양을 건너 인천엔 도착하는 것 뿐.


[6]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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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다. 그 동안 이래저래 사건도 많고, 바쁜일도 많고, 블로깅도 좀 쉬고 해서 “퀄컴 IT TOUR 2006을 정리해보자!” 고 시작했던 시리즈도 몇 달째 손을 놓고 있었는데, 2007년 IT TOUR의 출발이 2달도 안남은 시점에서 그 전에는 한번 시작했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다시 시리즈를 이어가 본다. TOUR에 참가한지 일년이 가까워 오는 시점이라 많이 기억력이 희미해 진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고, 생생한 기록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저번 [3]편에서 썼던 것 처럼 마지막 야구장 일정을 뒤로하고 잠이 든 일행인 것이다.


 새로운 아침이다. 미국에서 맞이하는 3일째의 아침. 오늘은 이번 투어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QUALCOMM의 CEO, 폴 제이콥스를 만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 밤에도 각 조별 모임을 가지고 최후로 발표할 주제에 대해서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또 오늘 오후 일정 전부가 폴 제이콥스와의 세미나를 위해 투자될 예정이다. 한번의 리허설과 그리고 실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대함을 누구도 말은 안했지만, 투어에 참가한 우리들 모두가 다 알고 있었을 것이고 때문에 묘한 긴장감도 흐르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잘 못하면 2007 IT TOUR는 없을꺼야” 라는 농담으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날은 오전 밖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오후는 위에서 말한 리허설과 실제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저녁은 긴장이 풀린 분위기를 즐기느라 사진 따위는 신경을 못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전에는 꽤나 멋진 곳을 돌아다녔으므로 사진은 오전의 일정 위주로 올리고 오후는 글로 때우는 4일째 일정의 블로깅이 되겠다!


우선은 느닷없는 사진 한장으로 출발


 


 긴장 속에서 일어나 며칠간 겪었던 고지방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 일행이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위 사진의 경치가 보이는 곳이 되겠다. San Diego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인 것은 아마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고, 미국의 최 남단, 즉 멕시코와의 국경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전의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의 본부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이 이 도시에서는 꽤나 멋진 바다 경치를 볼 수 있게 해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곳이 바로 이 Point Loma이다.


 달랑 사진 한장으로는 그 위치를 설명하기가 곤란하므로, Windows Live Writer의 기능 중에 하나인 Microsoft Vitural Earth와 연동됨을 활용해서 그 장소를 구체적으로 보자면, 바로 아래의 맵에서 그 이름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미 서부해안에서 최남단, 그 곳에서도 갈고리처럼 튀어나온 부분의 끝이 바로 Point Loma이다. 1542년, 포르투갈의 카브리요라는 탐험가가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상륙했다고 하는 역사적(이라는)인 지점이다. 사진을 찍은 위치는 이 튀어나온 Point Loma에서도 그 가장 끝의 작은 등대가 있는 지점이다. 이 끝에 위치하면 3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왼쪽으로는 위의 사진처럼 North Island가 위치해 있고 저~ 멀리 San Diego의 Downtown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러한 유용한 기능이~ 

 평일 아침이라 방문하는 사람도 없고 한적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도시라서 그런지 아침이면 흐린 하늘로 햇빛도 보이지 않고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인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구름이 있었냐는 듯이 맑은 날씨로 바뀌면서 강한 자외선이 내리쬔다. 매번 그렇지만 투어의 필수품은 선블럭! 인상적인 것은 버스를 타고 지날 때 양 옆으로 펼쳐진 국립묘지의 깔끔하게 정렬된 하얀 비석들이었다. 어디든 국립묘지는 높아서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해 있기 마련이니 이 곳은 그야말로 태평양 전쟁의 영혼들이 잠들기에 좋은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올라와 기념품을 파는 건물 근처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종종 있었다.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이라던가, 전라도의 해남 이라던가.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으로 넓은 곳에서, 3면이 바다인 곳에서, 그것도 지평선이 보이도록 넓게 펼쳐진 육지와 바다를 보는 것은 꽤나 압도적인 경험이었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것은 바로 태평양인 것이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우주의 진공이나, 대기의 공기같은 실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파도를 철썩 거리는 바닷물로 이어진 공간이 머리 속의 관념을 감싸는 거대한 범위로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경험을 두고 압도적이라고 표현하는 구나.” 라는 느낌이다. 호기심에 1달러 정도를 쌍안경에 넣고 다운타운을 관찰하고, 떠가는 배를 보는 등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주어진 시간이 다 흘러버렸다.


포르투갈의 탐험가 카브리요를 기리는 기념비. 그야말로 끝의 꼭지점이다.


 


 절경을 자랑하는 Point Loma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라 호야(La Jolla).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내려가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위 지도에서 보이는 Easter Cross라는 곳에서 북서쪽으로 위치한 해변가 마을이다. 이름부터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것처럼, 멕시코어로 보석이라는 뜻이라는데, 말 그대로 보석 같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 정도. 그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달려가는 버스에서 그 풍경으로 보고 감탄했고, 버스가 내리자마다 달려가서 바닷물에 발을 담그게 하는 경치. 비록 사진이라는 조악한 표현이지만 살짝 감상해보자.


확실히 열대의 식물이다



 위의 특이한 모양의 식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 내에서도 가장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San Diego이다. 연중내내 영하는 커녕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별로 없고, 가장 추울때와 가장 더울때의 기온 차이가 20도에도 채 못미칠 정도로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므로 휴양지로 각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이 라 호야 에는 수많은 숙박 업소와 식당, 쇼핑몰등이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가득하게 위치해 있다. 뒤에서도 나오겠지만, 이 곳에서 조금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UCSD가 위치해 있다. UCLA는 많이 익숙하지만, UCSD는 다소 생소한 느낌인데, 바로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와 자연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그 곳의 대학생이 조금 부러워졌다.


아름다운 해변과 호텔



 보석처럼 깨끗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이 곳의 매력 포인트! 아침인데도 해변에 나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고 곳곳에서 일광욕. 이 모습을 보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지고 해변으로 달려들어 갔는데, 결국 젖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어린 아이들 처럼 물을 뒤집어 쓰면서 놀았다. 덕분에 이후 CEO와의 세미나 일정에서도 축축하게 젖은 바지를, 소금물 냄새가 배긴 그 옷을 입고 앉아 있었다는 것 아니겠나. ㅋ


 몇년 전인가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는 친구가 “무엇을 사다줄까?” 라고 나한테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장난스럽게 플로리다 해변의 대서양 바닷물. 이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는 정말로 조그만 PAT 병에 대서양 물을 담아가지고 가지고 온 것이었다. 무려 일년 후에 말이다. 냄새를 맡아 보면서 미국물은 조금 다른가? 우리나라 바닷물은 하나같이 지저분한데. 킁킁 거리면서 생각했었는데, 그 물속에서 몇년 후에 첨벙거리면서 뛰어 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서양과 태평양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마치 보석과도 같았다



 이 곳은 서쪽 해안이므로 저녁 노을의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것이다. 또한 바위들 사이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중의 하나라고 한다. 석양이 독특하게 깎인 해안가의 바위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멋지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언젠가 모를 다시 올날을 기약하면서 이 곳에서는 아주 약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사진처럼 깨끗한 바닷물을 보자, 모두들 뛰어들어 정신없이 놀았으므로 그 짧은 시간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닷물이 깨끗하기로 아름다운 제주도 옆의 우도의 해수욕장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청정 바닷물 맛은 그렇게도 매력적이고 중독성이 있었다. 짧은 광란의 시간이 끝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소금 냄새 뿐.


햇볕에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만들자


 


 버스로 돌아오는 길에도 왠지 매력적이어서 뛰어들어 일체가 되고 싶은 풍경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풀밭. 따사로운 아니 오히려 뜨거운 햇살 속에서 녹색의 싱그러움을 느끼면서 누워있자니, 일정의 압박이 아쉽게만 느껴질 따름이었다.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이런 아쉬움 속에서 시간을 2배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이던지 뛰어들고 느끼고 감탄하는 것이다! 비록 아주 조그만 색다름일 지라도 말이다. 인생을 끝까지 살아보지 않는 한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 지는 모르는 일인 것이다.  


 이 곳에서 업드린채로 모두가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들어 사진을 찍자고 해서, 아래에서 2층까지 쌓았는데, 역시 시간 제약 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는데, 그게 못내 아쉽다. 결국 그 사진을 못남기고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 버리고 말았으니까.


UCSD



  다음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UCSD. 이 곳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위치해있다. UCLA나 UC 버클리나 UC Irvine 등등. 유명한 University of California 시리즈 대학들 중에 우리에겐 비교적 덜 유명한 UCSD. 이 대학교에서도 QUALCOMM의 영향력은 느낄 수가 있는데, 이 곳의 도서관이 바로 QUALCOMM에서 지어서 기증한 건물이라고 한다. 이름도 제이콥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충분히 캠퍼스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오후의 세미나 일정이 있는지라, PANDA Express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바삐 QUALCOMM 본사로 가야하는 일정이었다. UCSD 기념 티셔츠를 사왔어야 하는건데. OTZ


여러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구내식당



 PANDA Express는 실은 중국풍의 음식브랜드로 그나마 ‘쌀’ 로 만든 음식을 팔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어필했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먹는 흰쌀밥을 생각하면 안되고, 풀풀 날려서 찰기라고는 없는 실제 본적이 없으면 상상이 안가는 것을 팔고 있는 것이다. 펩시!와 적당한 음식으로 요기를 한 후 나와서 대학교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 가지고 간 삼각대를 가장 유용하게 써먹은 것이 바로 이곳에서의 내가 속한 세미나 발표 조의 기념촬영 사진이 되겠다.


 이제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버스로 향해서 본사로의 이동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이날 나의 촬영은 여기까지. 이후에 남은 것은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닌 전문 사진사 아저씨가 찍어주신. 바로 이 블로그에도 예전에 올린적이 있는 폴 제이콥스와의 기념촬영 되겠다! 어찌보면 그 사진을 찍기 위해서 태평양을 건너간 것 아닌가. 본사에 도착한 일행은 각 조별로 리허설을 하고, 그리고 기대하고 걱정했던 실전에 돌입했다. 뭐, 자세한 내용까지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우리와 함께했고 이후에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의 기념비 적인 일이었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자극도 물론 -ㅅ -;


 큰 부담을 덜어낸 일행은 저녁을 먹기 위해 모두 중국 음식점으로 (낮에도 중국풍이었는데;) 향해서 푸짐한 코스요리로 배를 불릴 수 있었고, 저녁에는 호텔로 돌아와 마음 껏 맥주를 마시는 시간을 늦게까지 가질 수 있었다. (혹은 양주도) 이때 일행이 마신 맥주의 양은 정말 상상초월. 비록 병맥주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나지만, 앞으로 살면서 이 때 사람들이랑 어울려 마신 쿠어스 맥주의 맛보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 돌이켜봐도 의문이다. 하지만, 비록 맛 볼 수 없다고 해도 그 때 그 시간에 그보다 더 즐거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란 내 마음 속에서 찾아볼 수 가 없는 것이다.


 이제 퀄컴 본사와 함께하는 일정은 모두 끝났다. 앞으로는 정말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일정만이 남아있는 것이고 모두들 호텔에서 밤을 즐기면서 그렇게 진정한 즐거움을 토해내었다. 즐거움 뿐 아니라 다른 것을 토한 사람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5]편에 계속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3]

  원래 계획은 퀄컴 IT TOUR 5기 지원서 접수가 끝나기 전까지는 참가기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으나, 전공 과제의 압박과 중간고사, 그리고 고치치 못하는 이 게으름 때문에; 그냥 손이 타이핑 되는데로, 마우스가 이끌리는데로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적어서 올려보도록 해야겠다. (이 블로그 보다시피 구글 에드센스 같은 것도 없어서, 사람 많이 온다고 득되는거 없다) 근래, 하루에 수십명의 인원이 IT TOUR를 네이버 및 구글에서 검색해서 이 블로그를 찾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책임감도 가지지만 블로그가 전부는 아니니까.


  미국에 도착한지 3일째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날은 도착해서 시차적응과 버스여행, 호텔 체크인으로 정신이 없었고, 둘째날은 항공모함과 씨월드에서의 일정으로 마치 깃발 관광객 같은 하루를 보냈다. 3일은 드디어 이번 투어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퀄컴의 본사 방문일정이 시작되는 날이다. 전날의 씨월드에서의 끈적한 바닷바람과, 그리고 왠지 본사 방문이라는 경건한 마음가짐이 합해진 결과로,  새벽 5시에 일어나서는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양키 사이즈의 커다란 욕조에 물을 받고 목욕을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간단하게 샤워만 할 예정이었으나, 도대체 샤워기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몰라서; 꿩대신 소잡은 꼴로, 거대 욕조에서 해엄을 친 것이다.


  일본에서 도쿄에서 한달을 보내고 오사카로 떠나는 날 밤, 그날 밤도 오사카의 1300엔 짜리 숙소에는 반드시 나를 만족시키는 목욕 시설이 없을 것을 내다보고, 욕조에 물을 받아서 뜨거운 물에 몸을 불렸었다. 따지고 보면 그게 고작 3주 전의 이야기 이지만, 두 나라의 숙소 욕조를 비교해보니 나름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다.  일본의 욕조는 좁고 벽이 높다. 따라서 다리를 쭉 펴기 보다는 정좌해서 어깨정도까지 올라온다고 할까. 머리만 내놓고 뜨거운 물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로 얼굴만 사우나 형태로 만드는 것이라면, 미국의 욕조는 눕는 것을 기본 자세로 해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욕조보다 훨씬 넓고 얕다. 따라서 앉아 있으면 고작 배 정도? 머리만 내어놓는 우리나라 식의 것을 즐기고 싶다면 불편한 자세로 누워야 한다. 우리나라의 것이 딱 그 두개를 절충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거대한 욕조에서 나름 피로를 풀고 안락함을 즐기다가, 나오니 룸메이트 기상, 적당히 씻고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간다. 변함없는 식단.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해서, 오믈렛과 함께 빵 위주의 식단으로 배를 채운다. 식사 후에는 처음으로 호텔을 벗어나 주위를 산책한다. 옆 건물이 저~ 멀리 떨어져 있어 가보기에는 꽤나 용기를 필요로 했으므로 우리는 주차장의 차들과, 호텔 정원을 둘러볼 뿐.  


  오늘 일단은 퀄컴 본사에 가서 퀄컴이 가지고 있는 각종 기술들에 대한 엔지니어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저녁 때는 펫코파크에 가서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메이져리그 베이스볼 경기를 관람하면 일정이 끝나는 것이다. 욕조에서 오늘의 일정을 떠올릴 때부터 걱정되는 것은 프레젠테이션이 다 영어로 진행된다는 사실이었고, 또 하나는 장출혈로 등판이 취소된 박찬호가 혹시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샌디에고에는 퀄컴 건물만 수십개


     


  퀄컴은 샌디에고 연고의 기업들 중에는 가장 크다. 이러한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그에 따른 투자와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데, 도시 전체에 걸쳐 퍼져있는 기업 건물들뿐 아니라 UCSD의 도서관도 퀄컴 창립자의 기부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샌디에고에서는 퀄컴이라는 브랜드가 먹어준다는 말. 버스를 타고 얼마 안가서 도착한 곳은 퀄컴의 본사 건물의 게스트용 입구였다. 빙빙 돌아서 이런 곳을 찾을 수 있을 까 할 정도로 외진 곳에 있는 입구지만, (게다가 주위는 공사중) 들어가서 본 건물은 깔끔하고, IT 기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깔끔함이었다.


게스트용 출입구


 


  입구를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맞아주는 관리 직원 여러분, 물론 4기나 되었으니 이제는 이 분들도 익숙해지고 노하우가 생겼을 것이겠다. 40명이나 되는 인원의 출입카드가 준비되어있어서, 각각 배부되고 잠시 잠시 기다리자, 안쪽으로 안내 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여기저기 사진 찍는 인원 다수. 나도 포함해서 말이다. IT 분야에서 이 정도 급의 기업 본사를 방문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지 싶었지 했다. 그때는 그랬던 것이다. 물론 내집 드나들 듯이 할 수 있도록 지금 공부하고 있는거 아니겠냐마는;  


  안쪽 복도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양쪽 벽에 가득한 조그만 상패같은 것들. 자세히 살펴보니, 바로 퀄컴이 소유하고 있는 특허들을 모두 요약해서 벽면 가득히 걸어놓았다. 여기서 가득히라는 것은 어떤 수사적인 표현이나 과장이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틈이 1cm도 없이 벽 전면을 손바닥 만한 특허권들이 가득 매우고 있는 것이다. 세미나 실로 들어가는 길은 퀄컴이 보유한 수십억불 값어치의 지적재산권 터널 속을 들어가는 것이다. 게스트는 이러한 느낌에 압도될 것이고, 그것은 퀄컴의 대단함을 가장 쉽게 각인 시키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말로만 앞에서 수십분 떠드는 것 보다는 말이다. 물론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지만, 나중에 사장님의 특별 허락 하에, 앞에서 한장 찍어왔지만 물론 비공개 조건이었다.  


비지터 패스


 


  에스코트가 필요해서 예레나 더매쉬킨? 양의 안내에 따라 목에다 이걸 걸고 쭐래쭐래 따라가는 한국인들을 보는 퀄컴 엔지니어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놀라운 것은 엔지니어들 중에는 앵글로 색슨 계열은 미국인들은 극히 드물어 보인다는 사실. 인도나, 동구권이나, 그런 엔지니어들이 많은데, 이건 이공계 기피현상이 굳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나타는 현상이라고 한다. 세계의 엔지니어링 분야에서의 인도의 활약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요즘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설명되어있다. 궁금하신 분은 일독을 권한다.


  프레젠테이션은 다양한 주제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퀄컴은 CDMA 기술 뿐 아니라 다양한 이동통신과 관련된 사업분야를 가지고 있는데, BREW 같은 것들이 그렇다. 이 기술들은 기반은 CDMA를 하고 이를 이용하여 더욱 더 사용자들에게 편리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물론 퀄컴의 주 타켓은 직접 사용자들이라기 보다는 이동통신 제공자들이겠지만 말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 프레젠테이션의 주요 아젠다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MediaFLO Technology Overview


  2. Qchat Overview


  3. BREW Solution Overview


  4. QUALCOMM CDMA technology Overview


  5. Corporate Overview, 3G Update, Migrate Path

  인도인 엔지니어 분과, 독일인 엔지니어분도 있고, 다양한 억양의 영어를 들다보니 머리가 다 헤롱거릴 지경이지만, 그나마 회사다니면서 얻은 퀄컴 관련 지식과, 귀동냥한 것들이 있어서 어떻게 어떻게 필기는 해왔는데, 혹시라도 이번 5기로 지원하실 분들은 면접 대비로 퀄컴에 대해서 공부하실때, 저러한 것들 위주로 공부하시면 도움이 될 수도.. 나름대로 한국에서 온 방문자들에게 소개할 것이라면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기술들 일 것 이니까 말이다.


영어지옥



  점심으로는 샌드위치와, 각종 쿠키가 제공 된다. 초거대 샌드위치에 음료수도 무제한이므로 부실한 식사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을 듯 보였다. 닥터페퍼며, 마운틴 듀며 하는 음료수들도 이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로 한국에서도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들 아니겠나.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서 건물을 벗어나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졸음도 쫓고; 그랬다. 일행중 DSLR 소유자가 2명이나 되는 관계로 주로 찍는 것 보다는 찍히는 입장에 많이 서게 되었는데, 무려 4기가에 육박하는 투어 사진 총 모음은 아직도 하나하나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대가 가기전에 언제 한번 싹 몰아보면서, 이 때를 추억해야 하는데 말이다. 미드웨이 항공모함 선원 침대 3층에 누워서 찍은 사진은 도대체 어디 있을까.


펫코파크


 


  지금은 뉴욕 메츠로 이적했지만, 박찬호는 작년까지만 해도 샌디에고 파드리스 소속이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이 곳은 바로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홈구장 펫코파크. 퀄컴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을 모두 마치고 이 곳으로 왔다. 샌디에고에는 퀄컴 스테디움이 따로 있는데, 지금은 미식축구 전용 구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한번 보고는 그 모습이 궁금해서 얼마전 구글 어스로 확대도 해봤다.


  저녁을 먹지 않은 우리들은 배를 고파했고 여기에서 얼마나 퀄컴측이 우리들에게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우선 제공된 핫도그와 낫쵸, 콜라 이외에도 호텔로 들아가보니 한식으로 포장된 도시락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런 미국에서 이런 한식 도시락은 어디서 공급되는 걸까.


  스테디움 앞에서 거대 플랭카드를 펼쳐들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는 입장 게시, 미국식 핫도그를 사들고는 우측 외야석에 앉았다. 여기는 소스 뿌리는게 셀프구나. 노란것만 바르고 빨간것은 사양. 낫초는 너무 많이 샀다.


아직 경기 시작 전



  펫코파크라는 이름은 어느 애완견용품회사가 이름에 대한 권리를 사고 몇년동안 그렇게 붙여서 쓴다고 들었다. 따라서 그라운드 위에서 뛰어노는 수많은 애완견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을 이렇게 사람이 없이 널럴해도, 잠시후면 가득차는 경기장에 뜨거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면 당연히 슈퍼볼과 베이스볼일 테니까. 오늘의 경기는 샌디에고 vs LA다져스 공교롭게도 둘다 박찬호가 뛰었던 팀이다. 오늘 등판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욕심인가?


어느사이엔가 밤이 깊었다



  비록 박찬호는 아니지만 몇몇 아는 선수들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피아자나 션그린, 혹은 피비. 하지만 그런 것을 고려해도 위의 사진을 클릭해서 스코어를 확인하면 알겠지만, 정말 지루한 투수전이었다. 다져스는 6회까지 고작 3안타로 허덕이고 파드리스도 6회까지 5안타로 간신히 6회에 한점을 냈을 뿐이었다. 따라서 중간에 조금 졸기도 하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새로운 문화적인 경험이랄까? 다져스팬들과 파드리스팬들 사이에 섞여서 응원도 해보고 서로 어떻게 상대를 대하는지도 재미있게 구경하고 한국에서도 야구장에 가볼까? 하는 마음이 조금은 들게 해주었다.


  저 멀리 보이는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사 건물은 정말 오래되었다는데 이 경기장을 지으면서 헐지 않고 그 역사적인 값어치 때문에 보존되었다고 한다. 보기에도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알카포네가 총과 술로 세상을 지배했을 때 당시의 건물 처럼 보이지 않는가?


경기가 끝나기 전에 빠져나온다



   막 재미를 붙이려는 찰나여서 아쉽지만, 내일의 중요한 일정과 배고픔 때문에 7회정도에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나오자마자 들리는 무엇인가를 알리는 함성이 아쉬움을 더욱 키웠지만, 내일은 드디어 CEO와의 만남, 그리고 그때의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 해야 하는 것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도시락을 배급받고, 적당히 씻고 조별로 다시 모여서 마지막 정리를 시작했다. 이번 투어의 가장 중요한 일정이, 그리고 5기가 선발될 수 있을지 결정지을 수도 있는? 시험이 바로 내일인 것이다. 미국 특유의 부드럽고 시원한 맥주의 맛은 그 뒤에 실컷 즐길 수 있다.

[4]편에서 계속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2]

  얕은 잠에 빠졌다가.. 불현 듯 눈을 떠서 주위를 둘러보니 익숙하지 않은 곳. 그렇다. [1]편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날아와서 호텔에서 자고 있는 나의 모습. 침대가 어찌나 큰지, 우리나라에서는 둘이 잘만한 침대에서 여기는 혼자 잔다. 시차 적응 탓인지, 새벽부터 일어나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마, 이때 아침 식사 시간까지 뒹굴뒹굴 때우면서 노트북으로 끄적인 글이 이 블로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http://www.linus.pe.kr/home/tt/300) 이렇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할일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은 며칠동안 계속되는데, 나중에는 몇가지 훌륭한 할 일들을 찾아내었다. 이러던 와중 룸메이트가 깨고.


신발신고방에들어가는게신기해



  밖에서 해는 밝아온다. 해양성 기후라 그런지 오전에는 흐리고 안개가 끼는 듯한 날씨로 비가 올것같은 인상을 주는데, 낮만 되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이 말끔하게 갠 하늘을 볼 수가 있다. 샌디에고는 미국사람들이 노후에 살고 싶은 도시 중 첫 순위에 꼽히는데,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온화하고 따뜻한 기후라고 할 수 있다. 한 겨울에도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별로 없다고 나와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바닷가의 풍경 또한 이 도시를 매혹적으로 만드는 이유.


  오늘의 일정은 미드웨이 항공모함과 씨월드 견학으로 잡혀있었다. 아직 시차 적응을 고려해서인지, 바로 퀄컴 본사에서 진행되는 견학, 교육, 발표 등은 전체 일정 중 중간정도에 위치해있다. 따라서 오늘은 부담없는 기분으로 돌아다니면 OK.


창밖으로는 환하게 밝아오고 있다



  아침식사는 6시인가 7시부터 제공되고 일정이 시작되는 시간은 9시다. 따라서 7시정도에 아침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8시부터 방으로 돌아와 씻고 준비한 후에 9시쯤 호텔 로비로 모이면 되는 것이다. 이 호텔에서 머문 3일간 아침의 이러한 일정은 변화가 없었다. 더불어 식당의 메뉴도 변화가 없었다. 과연 아침으로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 내가 상상하고 있었던 것과 너무 어긋나서 다소 아침식사에 문제가 있었다.


  나는 식성이 서구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일주일 초콜렛? OK. 일주일 김치 없이 살기? OK! 자신만만해 있었는데, 아침부터 밀려오는 시리얼의 설탕 맛과, 베이컨의 느끼함, 단백한 맛의 빵이 없음은, 정말 식사에 적응이 안되게 만들었다. 히스페닉계의 조리사 아저씨가 만들어주는 오믈렛을 그나마 먹을 수 있었고, 플레인 요구르트, 오렌지 주스 정도로 식단을 구성했다. 바게뜨나, 호밀빵이나, 이런 종류의 음식이 도대체 왜 없는 것일까. 아침부터 쿠키라니; 카츄사에서의 식단과 동일하다며 그리움을 표명하던 룸메와는 대조적인 모습.


로비에서 일행을 기다린다



  방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씻고, 룸서비스를 위한 팁을 준비하고, 귀중품을 챙기고, 정리를 어느 정도 한 후, 조금 일찍 로비로 내려왔다. 아무도 없구나. 로비에는 벽면의 커다란 TV. 그리고 안락한 쇼파. 소형 그랜드피아노 정도만 놓여있을 뿐 다소 썰렁한 분위기. 고급 호텔은 아니고 별3개 정도 되지 않을까? 몇십분이 흐른 후 와글와글한 분위기가 된 로비의 한국인들은 서둘러 버스에 탑승하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밀리터리 매니아, 태평양 전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하게 될 미드웨이 항공모함으로 출발.


씨포트 빌리지



  주변 시민들을 위한 해안가의 공원 같은 느낌이 난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길가에 음식점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특이하게 생긴 건물의 형태로 위치해 있고 한쪽의 바라 풍경을 보면서 잘 정돈된 잔디밭과 나무들 사이로 오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마치, 요코하마의 야마시타 공원 같은 느낌이다. 일본 체류기에서도 썼지만, 요코하마와 샌디에고는 자매도시로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중 하나가 내가 노리던 동일한 물의 여신상이 있다는 것인데, 샌디에고에 있는 것은 사진촬영 실패 ㅠ_ㅠ 단지 그 석상이 있는 건물 앞을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나부끼는 성조기와 당당한 군함 미국의 힘이란?


 


  일단 간단하게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고, 미드웨이 항공모함이 개함? 되기를 기다렸다. 여기서 찍은 사진들은 거의다 단체샷이어서 적당한 것을 올릴 수는 없을 것 같고, 바다 위로 꽤나 거대한 군함, 심지어 항공모함들도 볼 수 있는데, 이 곳이 바로 미군 태평양 함대의 주둔지라고 한다. 막강한 미 해군력의 중심이 되는 함대인만큼 그 규모도 어마어마한 것으로 보였다. 공원의 한쪽에는 태평양 전쟁 당시의 미군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거대한 기념물이 위치해 있었다. 바로 한달도 지나지 않은 과거에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갔을때, 아주 조그만 조형물로 태평양 전쟁에서 침몰한 일본군 함정들의 이름을 쭉 나열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대조되는 모습에, 일본의 전체주의, 미국의 개인주의, 일본의 패전국으로서의 모습, 미국의 승전국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일까?


미드웨이 항공모함, 태평양을 누비던 바로 그 거대함이다


 


  미드웨이 항공모함의 역사적인 기록에 대한 설명을 잠시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취역하였으며,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에 참전했다. 원래는 2차세계대전에 투입되기 위해서 계획되었던 6척의 항공모함 중 하나였으나, 원자폭탄 투하에 이은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총 3척이 건조되었고 그 중의 첫번째가 바로 이 미드웨이다.  2004년에 퇴역하여 이제 해상 박물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로 이 항공모함 위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이드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다 실제로 여기서 군복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군인들이라고 한다.


샌디에고는 미 해군 태평양 함대의 베이스


 


   샌디에고는 옛날부터 미국 태평양함대의 기지역할을 수행했다. 지금도 해변가에는 거대한 공군기지가 있고, 그 옆에 정박해있는 거대한 함선들을 볼 수 있는데, 위의 사진에서도 가까이 보이는 군함외에 저 멀리 현역 항공모함이 보인다. 2차세계대전 말기에 커져나가는 일본의 해군력을 압박하기 위해 샌디에고에서 대규모의 군함과 항공모함들이 진주만으로 이동해서 정박 중이었는데, 선전포고 없이 일본이 수백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동원해서 그 해군력을 거의 초토화시킨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진주만 기습이다. 단지 운좋게 모든 항공모함들은 진주만에 정박해있지 않았기 때문에 화를 면했고, 이는 후의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쪽 항공모함 3척을 침몰시키는 성과의 기반이 된다. 바로 그 엄청난 승리, 미드웨이 해전을 기리는 의미에서 내가 올라와 있는 이 항공모함의 이름이 미드웨이 인 것이다.


멀리 보이는 다리가 요코하마와 닮았다



  샌디에고는 정말 신기하게도 요코하마랑 닮은 듯 한데, 미드웨이 항공모함 갑판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본 도시에서 보이는 저 먼곳의 바다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도 그 중 하나다. 요코하마에서도 거의 똑같은 풍경을 본 기억이 나는데, 자매도시라 그런지 정말 외형도 닮아 있다.


  미드웨이 항공모함은 실제 생각했던 항공모함의 크기 보다는 조금 작은 듯 보였지만, 함선 내부의 이리저리 나 있는 통로와 좁고 가파른 계단을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은 많이 탑승시킬 수 있을 거 같았다. 선원들이 자는 3층 침대에 올라가서 누워보니, 좁고 눅눅한 그 속에서 전투를 기다리는 군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각종 에어크래프트들



  복잡하게 얽힌 항공모함의 내부 갑판과 외부 갑판에는 각종 폭격기, 전투기, 헬리콥터가 시대를 막론하고 진열되어있었다. 내부에는 태평양 전쟁때, 일본군의 제로기와 맞서 싸웠을듯한 프로펠러 비행기부터 갑판 위에는 나름대로 최근 것으로 보이는 폭격기들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물론, 껍데기만. 저 앞에 보이는 헬리콥터에 탑승해보면 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다. 이 사진을 찍은 조타실에 올라가보면 자원봉사 할아버지가 열심히 항공모함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해주고 계셨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간단한 레버 몇개와 엔진실과의 의사소통으로 간다는 것을 깨닫고는 세상에서 움직이는 것 중에 가장 거대하지만, 사실 자동차 운전 정도의 조작이구나 싶었다. 물론 그 내부에서 이를 움직이기 위해 수많은 간접적인 노력이 있었을 것이지만 말이다.


옐로우캡이다



  어느 사이에 날씨는 활짝 개어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가 되어 있었다. 이곳은 아침에는 항상 안개가 끼고 흐린 것처럼 우중충하지만, 낮이되면 언제나 이렇게 화창한 날씨로 변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또 더운 것은 아니다. 기온은 20도 내외로 선선하지만, 단지 햇빛만 내리쬐는 피부암이 많을 듯한 날씨. 일행은 미드웨이 항모를 떠나 이제 오늘의 다음일정 씨월드로 향했다. 세계 최대의 해양생물 어뮤즈먼트 파크?라는 씨월드로 고고


돌고래가 제일 귀엽다



  씨월드에서는 그야말로 지금까지 구경해왔던 어떤 종류의 해양생물보다 더 많은 것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은 돌고래. 이 녀석들은 쇼를봐도 그렇고 정말 똑똑하다고 느껴진다. 다른 녀석들은 먹이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그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데, 돌고래 부류는 정말 연기자 같이 일을 하고 나중에 뒤에 들어가서 페이를 받는 지능적인 사람 같다. 물론 깜찍한 외모도 마음에 들고 말이다. 실제로 먹이를 사서 주면서 만져볼 수 있으니 돌고래 매니아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겠다. 위의 사진도 돌고래가 사람을 구경하는건지 모를 지경으로 신경을 집중한 돌고래의 모습으로 보인다.


아틀란티스?



  롯데월드의 후룸라이드 비슷한 탈 것. 씨월드에서도 재미있는 탈 것이 많아 보였는데, 에버랜드의 정글탐험보트던가. 그런 내가 선호하는 어드벤쳐류의 것도 있었지만, 고장이라는 말에 발길을 돌리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이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것과 비슷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내려가는 경사가 좀 더 급하다는 것과 탈탈탈 거리면서 오랜시간 올라가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에 의해서 흔들거리며 한번에 쑥 올라간후 아래로 발진~ 한다는 점이다. 도통 올라가는 길이 없어서 “어디로 올라가는 거지?” 하고 궁금해했는데, 결국 그런 것이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그런 의표를 찌르는 탈 것들이 있었는데, 차차 나중에 소개하겠다.

물개 쑈쑈쑈


  거대한 바다사자와 물개가 나와서 벌이는 잠수함에서의 에피소드를 그렸다. 씨월드는 탈 것 보다는 주로 이러한 쑈 위주로 구성되어있는데, 사실 시간이 많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서 우리들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탈 것들 보다는 시간에 맞추어서 입장하기만 하면 되는 이러한 쑈 위주의 관람을 했다. 뭐, 정말 재미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사실 시간 낭비라고 생각되는 공연도 있었는데, 가장 재미없었던 것은 무슨 아크로바틱, 어쩌구 하는 써커스 비슷한 공연이었고,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위사진의 물개쑈와 돌고래쑈였다. 여자 연기자 분들의 연기가 정말 재미있다.


  미국와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이러한 공연위주의 문화가 더 발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단체관람부터 이러한 쑈를 보고 웃고 떠들고 관객과 호응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내가 안찾아다닌건가??


또한 재미있는 돌고래 쑈쑈쑈



   재미있는 돌고래 쑈다. 역시 똑똑한 돌고래들이 나와서 지능적으로 연기하니까 왠지 공감. 하나 스포일러를 하자면, 여기서 사회자가 불러낸 관중석의 가족들은 다 연기자. 아니, 적어도 물에 빠지는 연기를 하는 여자분은 연기자다. 어린이에게 돌고래는 만지게 해주면서 데리고 가고 어머니 역할을 하는 연기자는 서있다가 자연스럽게 물에 빠지는 연기를 하는데, 관중들이 다들 긴급상황이라고 생각한 순간 돌고래가 뛰어들어 구해낸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_@ 물론 여기 있는 사람들이야 다 알겠지만, 나야 처음보는 사람으로 감쪽같이 속았다;


  그리고 앉는 자리에 보면 색으로 표시되어있고 SOAK이던가. 아무튼 물에 젖는 자리라는 표시가 있는데, 그 자리에 앉으면 위의 사진에서 보듯. 뭐;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빠져나가야 한다. 각오하고 있다면, 더 재미있는 자리!


씨월드의 상징 샤무



  씨월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범고래 샤무쑈다. 입장권에도 샤무만 나와있는데, 사실 쑈 자체는 재미있지 않다. 뭔가 거대한 전광판이 회전하고 영상도 잘 만들고 고래 먹이도 젤 많이 들어가고 공연장도 제일 크지만, 고래가 똑똑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 물론 거대한 고래가 솓구치고, 엄청난 양의 물을 관중석으로 뿌려대는 스펙타클함이야 최고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탄탄하게 구성된 다른 쑈들에게 더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내 취향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같이 본 사람들도 별로 재미없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래도 명성 때문에 안볼 수는 없는거다; 손바닥을 포개어 놓고 고래 꼬리를 흉내내서 흔들면서 샤무를 외치면 거대한 돌고래가 물 위로 점프. 고래 소환술사..? (그건그렇고 왜 찍는 사진마다 모자에 가리지;)


  마지막회 샤무 공연을 보고 다시 입구에 집합해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점심을 씨월드에서 이번 투어기간 동안 제공된 식사중에서 가장 질이 나빳던 구운 바게뜨 사이의 양파와 고기로 때웠기 때운에, 저녁은 뭔가 근사한 것을 먹으러 간단다. 퀄컴의 빌딩들은 샌디에고에만 수십개가 있는데, 다들 번호로 식별한다고 한다. 12, 43. 뭐 이런식으로. 하지만 중간에 특이하게 하나가 빠져있는데 (이유는 없다는데;) 회사에 다니는 분들은 바로 오늘 가는 식당 건물에 그 빠진 번호를 붙였다고 한다. 이를테면 “23 건물에 가자.” 하면 바로 “그 식당에 가자.” 라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만큼 퀄컴에서 많이 간다는 말이겠지?


카를 슈트라우스의 브루잉 컴패니



  퀄컴에서 개발한 휴대전화용 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이름도 BREW 인데, 여기서 보니 왠지 반갑다. 연어와 치킨 파스타 그리고 소세지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치즈 케잌이 제공. 치킨 파스타와 소세지야 많이 먹어봤으니까 오늘은 연어를 먹어보기로 한다. Blackened라고 하면 무슨 소린지? 훈제라는 뜻인가? 덧붙여 후에 밝혀진 일이지만, 오늘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다른 메뉴를 선택한 분들에게 조금씩 얻어 먹어보았지만, 연어의 맛이 가장 탁월!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했지만, 이 식당도 자체에서 BREWING 한 맥주를 제공하는데, 그 종류도 많았고 색상도 정말 맥주같지 않은 특이했다. 맛은? 사실 맥주 맛이야 뭐가 더 낫다 어쩌다 말할 수 있는 처지라 우열을 가름할 수는 없지만, 늘 마시던 맥주맛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맛이랄까. 그것 때문에 이 식당이 유명하다고 한다. (메뉴로 나온 연어를 찍어두었지만, 흔들린데다가 전혀 맛있게 보이지 않아서 올려놓지는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버스 앞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삼각대를 가지고 찍어보았다. 아마 투어 인원중 삼각대 챙겨온 사람은 내가 유일했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은 못봤다. 단 한번의 야외촬영이 멋지게 나올 수 있었던, 디즈니랜드에서 깜빡 잊고 못챙겨 나왔다는 것이 얼마나 아쉬웠는지; 괜히 쓸데없이 이런거나 찍고 말이다. ㅠ _ ㅠ 디즈니 성 배경으로 깔끔하게 찍었어야 하는데;


  아무튼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이제 숙소인 호텔로 돌아가게 된다. IT TOUR중 우리 기수에는 조별 과제로 CEO인 폴 제이콥스 앞에서 우리가 선정한 주제에 대해서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숙소로 돌아가서는 조별로 모여 토의하고 한국에서 해온 과제를 다듬게 된다. 그 일정은 2일 앞으로 다가왔고, 모두들 부담을 가지고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긴장이 지속되는 시기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