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3]

 땀흘리며 열심히 올라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사실 얼마 올라가지도 않아 정상이라는 표시가 나오는 바람에 그런 고통도 별로 계속 되지는 않았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 이라면 깎아지는 절벽과 그 배경으로 펼쳐지는 절경들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 스코틀랜드의 해안이나 쉬리에서의 제주도의 절경은 접어두고라도, 센프란시스코나 시드니처럼 항구로 유명한 도시의 경치 만큼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올라가보니 말그대로 항구가 있을 뿐. 저 멀리로 보이는 베이 브릿지라는 유명한 다리만 있을 뿐 영 볼 것이 없는 상황. 오히려 랜드마크 타워의 전망대나 대관람차에서 보는 경치가 수십배 멋지겠다.

 

날씨마저 우중충해서 멀리 보이지도 않는다.

 

 요코하마가 원래 산업도시로 발전해서 그런지, 요즘 개발된 미나토미라이 지구 외의 항구 부분은 이러한 공장과 컨테이너 박스들을 수출하기 위한 부두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이 ‘항구가 보이는 언덕’ 오른쪽으로는 끝도 없는 이런 부두들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언덕에 올라온 것은 단지 이 광경만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언덕에는 과거 개화기 시절에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외국인들이 지은 건축물과 그들이 남긴 흔적, 그리고 그들의 묘지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국적인 모습을 찾아서 이 곳 까지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은 국제 불꽃 놀이 축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그들이 이 언덕까지 올라와서 불꽃놀이를 볼 것을 걱정한 나머지 많은 건물들이 개방을 안한 것. 즉, 언덕위에서 불꽃놀이가 잘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폐쇄를 했더라.

 

전형적인 서양식 정원이다.

 

 아쉬운대로 그나마 개방 한 것들만 모두 둘러보기로 하고, 건물들은 둘째치고라도 서양식 정원을 쭉 둘러보기로 했다. 지그재그로 꽤나 멋을 부린 정원. 이러한 서양식 건물들의 대다수는 단지 전시용으로 내버려둔 것이 아니라 보수를 거듭해 실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으로 만들어서 주거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의 몇몇, 대사관이라던가 공공기관으로 활용되던 것들은 정부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좋은 점은 이러한 건물들이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자유롭게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보거나 창밖을 내다보거나 나무계단을 올라가보거나 하는 일이 가능했다. 나도 들어가서 유일하게 셀프사진을 찍고 놀고 한 곳이 이러한 집들. 아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적당히 손대고 만지면서 놀 수 있었다;

 

옛 집주인들의 무덤.

 

 우리나라의 무덤은 봉분이 있고, 상석이 있고 좌우로 커다란 날개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고 꽤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기 마련인데, 서양이나 일본식의 무덤은 딱 사람하나 누울만한 공간에 직사각형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또 거주지와 그리 거리를 두지 않아서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조그만 공원묘지가 조성되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야마노테센을 타고 돌다가 철로 옆으로 조성된 묘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서양과 일본이 비슷하고 우리나라가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유교 문화권의 특징인 것인가. 위 사진은 서양식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무덤이다. 항구에 배가 떠나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기위해 높은 곳에 집을 짓고 산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 곳에서 죽어서 타향에 묻힌 것이다. 무덤의 규모로 미루어 보건데 상당 수의 외국인 들이 이 곳에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침 공원묘지가 폐장할 시간이어서 오래 들어가 있지는 못하고 바로 나와야 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집터.

 

 근세에 들어서 최대 규모라는 관동 대지진은 이 곳까지 영향을 끼쳐 쑥대밭을 만들어 놨나보다. 다수의 집들이 파괴되었는데 대부분 복구되었으나 위의 집은 주인의 사망으로 복구되지 못하고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고 한다. 세월의 풍파로 무너진 부분도 있겠으나, 지진이 얼마나 심했으면 기초만 남기고 집이 저 모양이 되었을까 -ㅅ-; 일본만큼 지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민족도 없을 것 같다. ‘일본 침몰’ 같은 영화가 그러한 내제된 두려움을 건드려서 흥행하고 원작 소설도 꾸준히 인기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야 지진을 실제 체험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일본은 툭하면 약한 지진던 발생해서 TV를 보다보면 어느 지방 지진 발생 같은 긴급 메시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있었던 5주간은 별다른 지진은 없었던 듯. 묘한 아쉬움이랄까; 다행스러운 일인건가.

 

위의 정원과 묘하게 비슷하다.

 

 가운데로 물이 흐르고, 양 옆으로 길이 있고. 비슷한 구성의 정원 모양이 수도없이 발견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저 위의 건물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 처럼 보여서 뭘까하고 올라가봤더니, 실외 수영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날도 더운데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정말 수영복을 구입해서라도 수영을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주말에 여름인데도 수영장에는 어린아이들 몇몇만 놀고 있을 뿐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원래 한산한 것인지 오늘이 불꽃놀이 축제라 다 그걸 보러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평소에도 이런 모습이라면 부럽다 -ㅅ- 꽤 괜찮은 시설과 규모의 수영장이 이렇게 여유 있다니. 일본이 인구가 많지만, 그 만큼 꾸준하게 발전시켜온 문화 시설 같은 것은 정말 부러운 일이다. 오사카에서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일주일을 머물면서 다양한 레파토리를 연주할 계획이라는 것을 듣고 눈물나게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랑 한번 연주. 그것도 음향효과라고는 전혀 고려될 수도 없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모아놓고 왠 클래식 소품만 연주하다가 가버리니 말이다. 그것도 엄청난 가격에.

 

작은 유럽을 벗어나면 작은 중국이 기다린다.

 

 건물과 묘지, 정원들이 다소 지겨워질 무렵해서 언덕을 내려오면 바로 아래는 중화거리. 차이나타운이다. 화교의 손길은 항구도시라면 어디를 막론하고 뻗어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 각종 만두를 파는 상점과 중국 음식점. 중국 의상 가게. 중국의 절. 작은 중국이다. 꽤 다양한 물품들을 말고 있어서 구경거리도 꽤 있다. 우리나라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왠지 짜장면과 탕수육을 팔기 위한 거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 곳도 뭔가 팔고 있는 것은 같지만 살만한 것들이 꽤 보였다. 우리나라 양반김 같은 것도 잔뜩 가져다 놓고 팔던데.. 그걸 왜 차이나타운에서; 지나다니다 보면 몇몇 가게 앞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뭔가 사 먹는 모습이 눈에 띤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먹었을 만큼 맛있어 보이던데.. 아쉽다. 뭐, 나중에 미국에서 중식을 못먹은 아쉬움을 채웠지만 말이다. 결국 나는 맥도널드에서 빅맥으로 늦은 점심을 때워야 했다. 맥도널드도 아수라장이던데 이렇게 사람 많은 맥도널드는 평생 못볼 거라고 생각한 기억이 있다. 줄 서있으면 주문 받는 사람이 와서 물어보고 나중에 카운터에서 번호를 불러서 찾아가는 변칙 시스템으로 팔더라. 일본에서 셋트메뉴를 시켰다면 꼭 한마디 해주자. “캐찹도 주세요.” 안그러면 얘네는 안넣어준다.

 

이제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햄버거로 주린배를 달래고 시간을 보니 5시는 넘었고, 하지만 아직까지 불꽃놀이까지는 꽤나 시간이 남아있어서 그 시간은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활용해보기로 했다. 일단 아까의 야마시타 공원으로 가서 자리를 찾아봤으나.. 이건 뭐; 입장이 불가능한 상황. 입구에서 기가 질려서 포기하고 미나토미라이 지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많은 구역이 이미 입장이 통제된 상황. 얘네는 이런 다수의 인파를 한두번 통솔해 본것이 아닌듯, 사람이 많이 몰리는 구역을 잘 알고 있고, 어떤 길을 통제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다소 불편했지만 확실히 교통의 흐름은 막히지 않고 있는 상황. 결국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서야 적당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곳은 신호등 컨트롤러 위. 이미 사람들로 앞이 가득차 있는 상황에서 돗자리도 없고, 높은 곳에서 봐야겠고 해서 애라 모르겠다 하고 소화전같이 생긴 그녀석 위에 올라가서 봤다. 뭐, 꽤나 편한한 자리였다. 왠 흑인들이 돌아다니면서 돗자리 2000엔씩에 팔고 있던데 그런거 사서 땅바닥에 앉느니, 옷이 좀 더러워져도 높은 곳이 훨 낫지.

 

요코하마의 불꽃놀이는 예전에 올린 포스트에서 미약하나마 볼 수 있다.

http://www.linus.pe.kr/home/tt/entry/요코하마-불꽃놀이-2006-영상

 

 불꽃놀이를 보면 늘 걱정되는 것이 “피날래를 볼 것이냐 말 것이냐.” 불꽃놀이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지만 피날레를 보면 한꺼번에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역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어질테고, 안보고 미리 가자니 아쉽고.. 요코하마 때에는 끝까지 보는 것을 택했다. 오사카에서는 중간에 빠져나왔지만. 다행히 경찰관들이 아주 잘 통제를 해줘서 역까지는 별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역까지의 길 중간에 경찰들을 배치하고 커다란 판의 앞뒷면에 “멈추세요/걸어가세요”를 각각 적어서 호루라기 신호에 맞춰서 뒤집으면서 사람들의 흐름을 통제하고 있었다. 역시 굳 아이디어. 역에서 집까지 가는 전철이 그야말로 초만원이어서 불쌍한 모습으로 왔지만 뭐 그래도 불꽃놀이를 본 다음의 마음은 기쁨으로 들떠 있는 것이다.

 

 일요일은 조심스러웠던 것이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데 혹시나 지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일찍 귀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만약, 그러한 제한만 없었다면 야경을 충분히 구경하고 싶었을 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도시고, 매력적인 도시였다. “일본은 이제 당분간 가고 싶지 않아.” 하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올때 생각했지만 요코하마를 생각하면 미련이 남는다.

 

– Finish –

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2]

 미나토미라이지구를 벗어나 야마시타 공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규모의 재개발 사업으로 생긴 신도시에 이름을 붙인것 인지, 미나토미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도 특이했다. 쓰기야 히라가나로 ‘미나토미라이’ 지만 항구의 미래라는 뜻을 붙인걸까? 라고 생각이 든다. 새로 건설된 지구인 만큼 건물들도 매우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뭐 그 대표격인 랜드마크타워를 제외하고라도 볼만한 건물들이 꽤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와 바로 붙어있는 5성급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호텔로 배의 돛 모양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마치 바다로 출항하기 위해 정박해 있는 배를 연상시키는 이 모습은 미나토미라이의 중심가에서 야마시타 공원으로 걸어가는 도중 왼쪽으로 볼 수 있었다. 가장 나쁜 방의 1인 숙박 비용은 26000엔. 우리돈으로 20만원이 조금 넘겠다.

 

야경이 정말 멋질 것 같다.

 

 요코하마는 항구 도시 답게 해안을 따라 걸으면 정박되어있는 배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 미나토미라이 지구에서 멀어질 수록 거대한 트레일러선이라던가 산업과 관련된 배들이 정박 되어있는 항구고 가까울 수록 여객선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위한 범선(?) 들이 정박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ASUKA2라는 초호화 여객선. 세계 일주 여행을 돌아다니는 여객선이기 때문에 자주 볼수는 없지만 오늘은 불꽃놀이 축제가 벌어지는 날이므로 특별히 이곳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사진에서 앞을 지나가는 일반적인 수상버스와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세계일주를 위해서 가장 싼 객실에 투숙하기 위한 가격은 약 4000만원. – ㅅ-

 

80일동안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유람선의 뒤쪽으로는 요코하마 국제 여객선 터미널이 위치해 있다. 1편에서 언급한 ‘단하나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매번 만나는 장소가 바로 이 여객선 터미널의 위. 입구부터 바닥이 온통 나무판으로 되어있어 마치 배 갑판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직접 걸을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생긴것도 그렇고 멋지게 건축된, 컨셉을 잘 잡은 건축물이 아닐까 하는데.. 당시 그런 생각을 못한 것은 아마 엄청난 더위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일본 사람이 설계한 것은 아니고 외국인이 설계했단다.] 이 터미널에는 아마 한국까지 가는 배가 있지 않을까? 해서 그때 찾아본 건 아니고 지금 이 포스트를 쓰면서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승객 수송 용도로 쓰이는 터미널이 아니고 오직 관광객들을 위해서 크루즈 전용 터미널 정도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이 터미널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는 웹 카메라 – http://222.230.46.134/CgiStart?page=Single&page=Single&language=1

 

옆의 돗자리 깐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위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관광객.

 

 이 터미널은 바다위로 돌출 된 형태고, 돌출되어 나온 부분. 즉 육지 쪽에는 아카렌보쇼코. 빨간 벽돌 창고라는 유명한 건물들이 있다. 사실, 요코하마에는 유명한 서양식의 건물들이 너무 많다; 옛날 일본이 처음 서구 문물에 대해 개항한 도시가 바로 이 요코하마라서 그 당시 서양인들이 지었던 건축물들이 꽤나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사실 개항’한’이 아니라 개항’된’이 더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덕분에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해 나갈 수 있었고 길게 보면 오늘날까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초일 것이다. 이 빨간벽돌창고는 역시 상점가로 탈바꿈 했는데 오늘 국제 불꽃놀이 축제를 맞아 길에 나와서까지 시원한 맥주와 아이스크림등을 팔고 있었다. 사실 여기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호객 판매 행위로 들썩였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들은 ‘…와이카가데스까?’ (..는 어떠세요?) 라는 말만 족히 수백차례.

저 뒤로 아카렌보쇼코 가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 저 바닥의 사람들은 뭘까?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미리 낮부터 돗자리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불꽃놀이 축제 진행에 대해서 조사해 봤는데, “낮 12시 전에 설치된 돗자리, 테이프는 수거됩니다.” 라고 써 있어서. “돗자리는 알겠는데 테이프는 어쩌란 말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테이프로 저렇게 바닥에 영역표시를 해놓는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엄청난 인파. 하지만 오후가 되서 본 광경에 비하면 이는 은하계을 떠다니는 혜성 수준이다. 일본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고해주고 싶은 말은

1. 돗자리와 테이프를 준비할 것. 

2. 일찍 갈 것. 7시에 시작한다면 적어도 2시 전에는 가야 볼만한 자리를 맡을 수 있다.

3. 화장실은 미리 갈 것. 중간에 빠져나갈 수가 없다.

4. 충분한 간식을 미리 준비 할 것. 폭리가 너무 심하다. 맥주가 최고!

5. 목숨 걸고 포가 터지는 가까운 자리로 갈 것. 감동이 백만배! 그렇다고 바로 아래면 목 아프다.

 

요코하마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서 나오다가 찍은 미나토미라이 지구.

 

 

  위의 사진 왼쪽에 보이는 랜드마크 타워 밑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인터 컨티넨탈호텔까지 걸어간 후 다시 이 곳까지 걸어온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의외로 교통비 지출이 커서 예상외로 돈을 많이 소비한데다가 예정에 없는 인턴쉽 후 간사이지방 여행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이때는 정말 심하다 싶을정도로 돈을 아꼈다. 첫주에 치바까지 출장을 갔다왔는데 회사 경비 처리를 안해주는 것 아닌가! 교통비만 3만원가까이;; 아침을 집에서 든든히 먹고 나와서 맥도널드에서 빅맥하나 사먹고 자판기에서 130엔짜리 음료수 하나 사먹고 돌아다닌 이 날은 정말 초인적인 힘으로 걸어다녔다고 할 수 있다. 코카콜라 대신 펩시 콜라 먹고, 아쿠아리스만 먹고, 맨날 끼니는 컵라면에 야마자키 빵만 먹고, 과일은 바나나밖에 못먹고…  여행은 역시 젊을때 해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나이 먹으면 깃발 관광 밖에 못할 것 같다. 재미있는 건 일본애들도 하토-칸코-라고 해서 직역하면 깃발관광이라는 말을 똑같은 의미로 쓰더라. ㅎㅎ

 

드디어 도착한 야마시타 공원은 이런 모습?

 도착이다. 야마시타 공원. 뒤에 랜드마크 타워와 정박해 있는 아스카2호가 보이는 걸로 봐서 거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깝다. 하지만 공원의 상황은 보다시피 였는데, 말 그대로 사람들로 넘쳐나는 인산인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어서 지나갈 수 있는 길은 경찰관들이 대피로로 만들어 놓은 비상 통로 뿐이었고 공원을 구석구석 본다는 것도 불가능 한 상황. 불꽃놀이 행사가 펼쳐지는 곳이 정확이 야마시타 공원 앞 해상. 이라고 하니까 아마 여기가 불꽃놀이를 보기에는 제일 좋은 장소가 아닐까. 매년 있는 행사니까 구경나온 시민들도 어디서 보는게 가장 좋은지 알고 있을 것. 바로 이 곳이 그곳이다. 왔다갔다 하면서 한국에서 오신 분들도 볼 수 있었는데, 무슨 한국 회사에서 단체로 오셨는지, 과장님, 부장님 이러면서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고 계셨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꼭 봐야할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물의 여신 조각상”이 그것이다. 20세기 초에 요코하마는 미국의 샌디에고 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는 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샌디에고에서 똑같이 생긴 여신상을 2개 만들어서 하나를 요코하마시에 기증했다고 한다. 바로 이 곳 야마시타 공원에 전시되어 있는데 정확히 한달 후에 샌디에고에 갈 예정이었으므로 여기서 그것을 보고, 샌디에고에서 그 것을 보면 백여년만에 해어진 자매가 내 카메라 랜즈를 통해 만난다고나 할까? 같은 동화적인 상상을 하면서 여신상을 찾아 해매다가 발견!

 

샌디에고에도 똑같은게 있다.

 

 야마시타(山下)공원은 말 그대로 산 아래 있는 공원인데 그 산이란 녀석은 내가 걸어온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있다. 단순히 산이라고 이름 붙이기 보다는 ‘항구가 보이는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여 놨는데, 사실 산이라 부르기에도 조금 낮은 지형이긴 하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불꽃놀이를 보기로 결심하고 아직 저녁까지는 시간이 꽤나 많이 남았으므로 언덕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중화거리, 차이나 타운을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사람으로 북적대는 야마시타 공원을 빠져나가는 것도 고역이었다. 아, 언덕에 올라가기 전 바로 밑에는 인형 박물관이 있었는데, 딱히 들어가서 보지는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인형을 보고 귀여워해줄 분들은 들러볼 것.

 

이 분은 컨테이너 사이로 불꽃놀이를 보기로 결심하셨다.

 

 걸어서 언덕을 올라가는 길은 꽤나 힘들지만, 막상 올라가보면 그 값어치는 하는 것 같다. 뭐, 별수 있나 차도 없고 돈도 없는 뚜벅이 여행객에게는 대안이 없는 것이다. 자판기에서 생수 한통을 뽑아 차고 등산을 시작했다.

(쓰다보니 길어지네, 3편에 계속)

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1]

일본에 다녀온지도 벌써 4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해졌을 무렵 문득 이 카테고리를 보고 더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더 상세히 써놓지 않으면 잃어버릴 추억들이 많은 것을 꺠달았다. 그 뿐 아니라, Windows live writer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써보고 싶어졌고, Tistory 쪽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를 이용 하면 고용량의 이미지도 걱정없이 업로드하고 링크 시킬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한번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하려고 한다. 아무튼 시작. 


요코하마는 도쿄의 남서쪽(?)에 있는 항구도시다. 시부야 역에서 미나토미라이선으로 약 30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다가 이국적인 풍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 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 기왕 도쿄에 왔으면 꼭 들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짧은 여행이라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3박 4일 이상 도쿄에서 머무를 것이라면 반드시 찾아 가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도쿄보다 볼 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시부야에서 미나토미라이선을 타려는 모습. 급행을 타야 빨리간다.. 당연하다


내가 출발한 날은 주말이기도 했지만, 요코하마에서 국제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날. 회사 사람들에게 불꽃놀이 구경을 간다고 말했더니 “가면 팽귄이 걷는 것처럼 걸어다닐껄 모두.” 라는 소리를 들어서 사람이 많을 것은 예상했지만, 정말 전철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본에서 근교로 나가는 전철을 타보면 인상적인 것이 끝없이 펼쳐지는 나지막한 건물들의 바다이다. 북쪽으로 닛코. 서쪽으로 다치카와, 북동쪽으로 치바까지. 어느 쪽으로든 조금만 벗어나면 넓디넓은 주택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남서쪽 요코하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살인적인 땅값으로 도쿄 23구 안의 집값 부담이 큰 것인지, 철저하게 도심, 부도심과 거주지 간의 구분이 확실 한 것인지 조금 가까운 외곽의 풍경은 이러한 거주지로 모두 매꾸어져 있는 상태다. 반면 주말의 도심 오피스들의 밀집 지역은 유령도시만큼이나 한산해지는데, 역시 회사 분의 표현을 빌자면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서 낮잠을 자도 안전할 만큼” 이란다.


요코하마역에서 한정거장을 갈아탄 사쿠라기쵸 역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왠 경찰관들이 확성기에 대고 뭔가를 외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오늘 저녁 불꽃놀이 축제로 혼잡이 예상되니까 미리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놓으라는 것이었다. 아하~ 이 사람들 한두번 이런 축제를 관리해본 것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들도 그에 호응해서 미리미리 매표기 앞에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해 놓는 센스. 나도 역시 동참. 미리 시부야까지의 표를 구입해 놓았다. 항구 도시 특유의 바람냄새를 맡으며 역 앞으로 나가니 탁 트인 광장. 뒤를 돌아 일단 역을 한 컷.


사쿠라기쵸역. 오늘 여행의 출발지. 밤에 돌아오는 길은 이 광장이 온통 사람으로 가득.



역을 나서면, 어디로 갈까 정하기 위해 고민하기 위해 망설일 필요가 별로 없는데, 왜냐하면 왼쪽으로 위치한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가 바로 이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또 매우 빠른 시간안에 건축 되었다는데, 아주 단단해보이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마침 일본에 있을 떄 TV에서 이 건축물이 어떻게 건설 되었는 지에 대한 짧막한 소개 영상이 나온적이 있어서 외관은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실제로 보니.. 크긴 크네 -_-; 역 광장에서 부터 랜드마크 타워까지는 거의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있어 아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 오늘 하루 요코하마의 모든 곳을 걸어다니면서 보겠다는 사람은 이 에스컬레이터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리 다리에 자신이 있어도 나중의 언덕지형을 생각하면 미리 힘빼지는 말자.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 단단해보인다. 9/11을 염두했을까..


편하게 문명의 이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오른쪽으로 볼거리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커다란 범선. 물론 모형은 아닐 것이고 과거에는 태평양을 누비던 선박이 지금은 기름을 태우는 선박과의 경쟁에 밀려서 퇴역.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동양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나라답게 선박 제조 기술도 일찍 발달 했는데, 그 노하우로 2차 세계대전 때 항공 모함도 만들고 그랬을 것이다. 임진왜란때야 우리가 앞서 있었지만, 그 후 수백년간 우리는 아무것도 안한 것이다.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ㅅ-


지금은 관광객들이 올라가 보는 명소 중 하나



우리나라 조선업계도 일본을 뛰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를 만들어 내고 있다던데, 그런 것을 보면 배우는 것이나 응용력이나 그런 것은 정말 무시무시 한 듯. 뭐 그쪽은 잘 모르는 이야기이니 관두고 아무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하게 모셔가지게되는 곳은 랜드마크 타워의 밑바닥. 전망대로 올라가는 급행 엘리베이터 앞 되겠다. 즉. 역에서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까지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로 모셔다 드리겠다는 말. 단 돈만 내시라 되겠다. 사실 이 전에 도쿄에 있는 롯뽄기 모리타워에 1000엔이나 주고 올라갔던지라. 또 고층 빌딩을 돈 내고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던데다가, 지금은 낮 아닌가; 이런 곳은 야경보러 올라가는 곳이지 낮에 올라가는 곳은 아니라 생각해서 단념. 사실; 쓸 돈도 없었다. [참고로 이날 하루종일 1500엔쓰고 돌아다님;]


전망대 라고 한글로 써있다.



아무튼 이 거대한 69F 건물의 뒤쪽으로는 거대한 쇼핑 공간이 위치해 있다. 돈이 많은 나라 답게 많이 쓰면서 사는 일본의 모습. 쇼핑 센터만큼은 정말 어마 어마하게 많고 붐빈다. 여성 분들이 일본가면 기뻐할 것이 쇼핑할 곳이 많다 -ㅅ-; 퀸즈 스퀘어라고 불리는 이 곳. [오직하면 QUEEN이겠나;] 을 비롯해서 오다이바의 비너스포트나 긴자의 백화점들, 그리고 오모테산도의 명품거리들을 둘러보면 정말 명품이나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오면 눈이 휘둥그래져서 뭔가 사지않고는 못배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러한 상품의 다양성이라던가 시장의 거대함은 패션 명품 등의 여성을 타켓으로 한 것 뿐 아니라 다양하게 발달했는데, 자동차, 음반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일본 사람들이었다. 경제력이 크다는 것이 실제 사람들한테는 이러한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 이구나 싶었다.


위의 전망대를 지나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건물들이 끝없이 붙어있는 형태가 나오고 이 건물은 바다와 붙어있는 유명한 힐튼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호텔까지 이어진다. [힐튼이 맞나?] 많은 사람들 속을 뚫고 시원한 건물안으로 입성. 여름이기 때문에 엄청 더웠는데, 건물안은 정말 시원하게 해 놓는다. 뭐, 이 나라에서 에너지 아낄 것이 무엇이겠나; 석유라도 많이 사와서 돈을 써야지. 자 이제 특이하게 생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한 컷 찍어줘야 겠다.



특이하게 에스컬레이터가 곡선으로 올라간다. 기하학 적으로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할까? 아라비아의 반달형의 칼과 칼집을 연상했다.


사진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흔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사진을 너무 못 찍는데, 사진을 찍는 구도를 잘 못찾는 단점이 하나. 그리고 손각대가 시원찮은 단점이 하나. 다른 경우에는 못나온 사진을 봐도 일생에 얼마나 더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겠어. 하고 넘겨버렸는데,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 이렇게 엉망인것은 조금 아쉽다. 이게 다 티스토리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 덕분에 이렇게 블로그에도 올라오지 그마저 없었으면 평생 CD 속에서 빛도 못볼 사진이다;

드디어 5층에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잘 해놨네. -ㅅ –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다. 일본 체류기간 동안 이 곳은 한국에서 어떤 곳과 비슷한 걸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딱히 1:1로 대응되는 곳은 별로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즉, 얼핏보면 비슷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르다. 분한 것은 일본이 더 잘해놓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도 요즘들어 다시 개발하고 근사하게 꾸미고, 그런쪽으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자랑할 만한 명소들도 생기겠지 뭐; 라는 생각이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것 같은 소규모 공연장이 많은 것은 조금 부러운 일인데, 이 곳 말고도 밖에 나가면 여러가지 다양한 공연, 아카펠라나, 댄스, 서커스? 들이 펼쳐지고 있어서 일요일을 맞아 놀러나온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었다.


자, 이제 바다쪽으로 가자. 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건물 내부를 지나 걸어갔다. 딱히 정해진 길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고, 지도를 머리 속에 넣어 둔 후 일단 가서 보고 흥미가 가는 쪽을 찾아 다니면서 보기를 택했다. 여행의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 가이드 북을 믿지 마라. 는 정말 절대 진리다 -ㅅ- 속아서 간 곳이 한두군데야지; 시간이 충분하다면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혼자 조사해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것. 방금의 그 건물을 나서니 이상한 구조물 발견.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특이해보여서 한 컷.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형의 컨텐츠를 만들고 유형의 구조물을 만들어서 둘을 연관시킬 것. 즉, 겨울연가 라는 드라마를 만들고 드라마의 배경 춘천에 드라마와 연관된 각종 소품을 제작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것. 간단하다. 이러한 원칙을 일본은 잘 파악하고 있어서 드라마, 영화등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것도 그 중 하나 아닐까. 뭐, 자세히 뭔진 모르지만 말이다.


다람쥐용 롤러코스터.. 일리 없다



  이름하여, 퀸즈 스퀘어. 젊은 처자들이여 이 곳에 와서 질러라 라는 것이다; 요즘에 단 하나의 사랑 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조금 봤는데, 이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전체 드라마가 촬영되었고 따라서 눈에 익은 곳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꽤나 즐겁게 ‘앗 여기는!’ 이러면서 봤었다. 아마 여기도 틀림없이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않았을 까 하는데..


보통 여성분들한테 일본에서 어디가 제일 가서 즐거웠어요? 하면 나오는 답이 주로 ‘하라주쿠’, ‘오다이바’ 이런 곳이 아닐까. 그 말은 그런 곳이 여성 취향의 볼거리들을 가장 잘 갖추고 있어서 일 것이다. 여기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는 볼일이 없다 -ㅅ- 문화유적 탐방도 아니고 좀 아쉽지만, 도보로 요코하마를 다 돌아보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온 이상 이런데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어서 다시 바쁘게 걸어갔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아쉬운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가 좀 껄끄럽다는 점인데, 닛코의 카스테라, 오사카의 타코야키. 이런 건 상관없겠지만, 일본주를 맛보러 술집에 간다거나, 회전초밥을 혼자 먹으러 간다거나. 혼자는 할 수 없는[내 기준으로..] 것들이 있어서 좀 제한적; 사실 이 주위에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많아서 아쉬워서 그런다; 흑 ㅠ _ ㅠ


젊은 처자여. 이 곳에 천국이 있나니.



자, 유명한 것 나왔다. 대관람차. 일본 사람들은 대관람차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높이 올라가면 경치 좋겠다는 곳에는 다 만들어 두었다. 또 혼자 있기 뻘쭘해서 옆에 높이기구 두어게 첨부. 날이 흐려서 사진이 우중충하다. 나에게는 다행스런 이야기. 햇빛이 쨍쨍한 날에 이렇게 돌아다녔다가는 바다에라도 뛰어들었을지 모른다. 대관람차 가운데 시계는 아주 멀~리서도 보여서 집에 가는 길에도 참고가 되었다. 시계를 안가지고 나온날이었다는 말씀 공교롭게도; 아마 저 관람차를 타고 높이 올라가면 항구의 전경이 다 보일것 같은데..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야마시타 공원이 나오고 바로 그 앞바다에서 오늘의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 저녁시간 전에는 한바퀴 돌아봐야한다.


30분은 못타고 있을 것 같다.



불꽃놀이는 일본인들도 정말 좋아하고 큰 의미를 두는 축제인데,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꼭 찾아가서 보려고 노력들을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이방인인 나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매력적.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불꽃 놀이를 본적이 없다고도 할 수 있어서 이렇게 일부러 날을 맞춰서 찾아 온 것이다. 나는 일본에서 2번 불꽃놀이를 보고 한번은 TV로 지켜봤는데, 정말 멋지다. 라는 말이 나오더라. 가기 전에는 ‘아 사람도 많고 더운데 가야되나’ 였다가 보고 나서는 ‘역시 안오면 후회했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일본의 불꽃놀이. 요코하마와 오사카에서 한번씩 봤는데 요코하마가 프로그램은 더 좋았지만, 오사카에서 보는 자리를 더 잘 잡아서 오사카때가 더 감동이 컷다. 일본 사람들은 가족끼리 오는 경우, 친구들 끼리 오는 경우 이래저래 많지만 역시 가장 즐거운 경우는 연인끼리 오는 경우가 아닐까?  “작년의 불꽃놀이는 친구로서 봤는데 올해는 연인으로서 둘이 보게 되었어요” 라는 사연을 TV에서 읽어주던데, 그만큼 이벤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는 꼭 오고 싶어하는 축제.


유카타를 입고 아이스박스를 들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닐까.



2편에 계속

에노시마 도리이

도쿄 근교의 대표적인 여름 해변 휴양지 에노시마에 갔을 때의 사진!
에노시마에 들어서면 위의 도리이를 지나 쭉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그 끝에는 신사가 위치해 있다.
이 길은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드라마 ‘태양의 노래’가 방영되고 있어서 포스터 등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는 말도..

잘 해놓긴 해 놨는데, 돈 안들이고 섬을 한바퀴 돌려면 꽤나 발품 팔아야 한다는 사실.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서도 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멋진 경치들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 하자!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맛있는 먹거리 2가지.

내가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못하는 것처럼 식성이라는게 개인차가 매우 큰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서는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맛있는 먹거리 2가지.

하나는 카레. 우리나라야 오뚜기 카레 하나 뿐이지만, 일본은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하고, 고형이라서 갤 필요도 없고, 많이 해먹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더 맛. 있. 다. 더 검은색을 하고 있는 일본의 녀석은 뭐랄까 더 숙성된 맛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매운맛은 상대적으로 좀 덜하다. 한국에 온 일본 사람이 카레를 주문해서 먹다가 ‘앗? 이게 카레. 뭔가 미묘한걸.’ 이라고 느꼈다는 이야기를 체험한 당사자에게 들었다. (참고로 초밥도 그랬다고 한다)

두번째는 녹차를 대표로 하는 각종 기성품 차 종류.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17차와 일본의 16차. 우리나라 보성녹차와 일본의 이토엔에서 나온 무슨 녹차. 이런 것들. 일본에서 거의 식수 대용으로 사용하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어디 한번 마셔볼까 하고 사먹었던 녹차 시리즈들. 이런 것은 일본의 압승이다. 일본애들이 워낙 자판기도 많고 차를 입에 달고 다니기도 하고 그러니까 많이 팔리니 연구비도 엄청 쓰고 그래서 나온 결과물인것을 이해한다면 뭐 당연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기술 제휴 같은 거라도 좀 해줘서 우리나라 기성품 차 종류도 품질 업그레이드 좀 해주면 많이 사랑받을 것 같은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이 먹는 것들이 역시 더 맛있다는 건데.. 뭐 따지고 보면 공평한거다. 김치랑 김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맛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