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맣게 도마소리가 들려왔다

깜깜한 어둠속에 그렇게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팔이 왜 이리 무거운가. 머리는 또 왜 이렇게 무거운가. 이윽고 문이 살짝 열렸다. 빛이 방의 한쪽 벽만을 살짝 비추고 이내 닫혔다. 밖에서는 곧 TV소리가 들려왔고 이윽고 일정한 도마 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이제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나는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고, 다시 살 수 있게 되었다. 조금 후에는 밥을 먹을 수는 없지만, 내 앞에 무엇인가 정성스래 차려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숨은 고르게 내쉬어지고 긴장은 풀어져 단단하게 뭉친 어깨 근육이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다.

얼마나 행복한가. 그리고 다행인가.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