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이만하면 됐다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나마 노력해서 나름대로 여기까지 왔다. 화려한 추억은 별로 남기지도 못한채, 남들이 보면 무식하게 희생했다고 할만큼 재미있는 많은 것들을 모른채 우직하게 걸어오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사회는 이만하면 됐다고 너는 이정도로 충분하니 지금처럼만 살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것은 넓은 집에서 좋은 차를 가지고 사치롭게 살거나, 남의 위에서 권력을 누린다거나, 영원히 산다던가 하는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다. 법에서 정해진 만큼의 노동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하고, 남은 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소박한 것을 열심히 또 해보고, 일주일에 한번쯤 맛있는 것을 먹었으면 좋겠고, 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르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사회는 그렇게 살기도 너무 힘들다. 나는 더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고, 나의 아내도 그에 버금가도록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살 곳은 안정되지 않았으며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른 더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점점 더 작은 것을 가지고 경쟁해야 하고 그렇게 나마 얻은 것을 음미하기도 전에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은 균형이 잡혀 있지 않고, 누군가는 그가 사회에 기여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산다. 우리 아버지처럼 극도의 도덕주의자는 이것을 범죄라고 말했다. 그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나도 끊임없이 불균형한 세상과 균형잡힌 이상향 사이에서 갈등한다.

“공정”은 어디에 있고 “도덕”은 어떻게 사회에 정착되는가? 책은 읽을만큼 읽었고, 부조리는 겪을 만큼 겪었다.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간의 무한 경쟁만이 있는 사회라면 미디어나 교과서에서 그러한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무기를 갈고 닦으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이 것은 또다른 위선만 가득한 것 아닌가?

 

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요즘 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하니까 기분이 우울하다. 근 3주째 아무것도 안지르고 밥 값, 술 값, 교통비만 들이고 사는 삶이라 잉여 자금이 충분하니 뭔가 한번 큰 지름을 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다. 아, 욕구 불만이 너무 심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력이 분산되는 느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시간은 잘 나지 않는다. 연금 받아서 생활하면 좋겠다. 은퇴하면 할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 노인들은 왜 심심하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등산 같은 것 하지 말고, 책만 읽고 살아도 죽을 때까지 흥미 진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로 학구적인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옛날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짜증난다. 옛날에는 뭐 어쨌느니, 어쨌느니. 그렇게 좋으면 타임머신 만들어서 그 떄로 돌아가면 되지 왜 여기서 불평만 하면서 현재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보다는 나처럼 달리기라도 죽어라 하면 세상이 조금 덜 시끄러워지겠다.

안철수 교수가 자리는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비슷해서 조금 놀랐다.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를 그 자리에, 역할에 알맞은 인물이 되도록 갈고 닦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일이다. 자격도 안되고, 소위 깜도 안되면서 무엇을 누리기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지하철에서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는 20대의 마음으로 평생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