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데 화가나는 것은

집어 던지고 싶은 일이 많아서, 오늘은 머리 속과 머리 밖의 경계를 굳건한 상자로 틀어 막은채 곰곰히 생각해 봤다. 도대체 이 짜증의 원인은 뭐지? 길지도 않은 3분 동안의 고찰 끝에 느닷없이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무력감”

예전 벤처 다닐때 일이 즐거웠던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가 생기면 내가 열심히 해서 고치면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결 될 수 있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일 하나하나가 나 혼자는 해결할 수 없는 일 뿐이다. 예를 들어 무슨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고, 또 무슨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하고. 나는 사람간에 메시지를 전하는 전령 앵무샌가?

입사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남들은 절대 못하는 나만의 무엇인가가 없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다. 내가 남들보다 뛰어난 일이 아니라, 내가 아니면 남이 못하는 일을 찾고 꾸준히 개발해야 하는데 내게는 아직 그런 일을 찾을 혜안도, 그 일에 주말을 희생할 헌신도 없는 것이 아닌가 짜증이 나는 것이다.

종교가 필요하다

종교가 아니고서는 무엇인가를 100% 믿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고 꾸준히 우직하게 나가야 하는데 계속 마음이 조급하고 생각이 바뀐다. 어제 잘 때 생각이 다르고, 오늘 밥 먹을 때 생각이 다른 것을 보니, 사실은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나의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확신이란 것이 경험이나 근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이 나에게 믿으라고 시키는 섭리 같은 것이고 그에 순응하는 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종교에 미친 사람들은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러한 종교 같은 것이 필요하다. 내가 운동을 못해서 살이찌고 배가 나오는 한이 있어도 무엇인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이러한 열렬한 맹신이 없기 때문이다. 90%에서 10%를 더 끌어올려 전력투구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이 정도 레벨에 오면 그 10%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만이 앞으로 조금 씩 나간다.

그렇게 미쳐서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