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요즘 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하니까 기분이 우울하다. 근 3주째 아무것도 안지르고 밥 값, 술 값, 교통비만 들이고 사는 삶이라 잉여 자금이 충분하니 뭔가 한번 큰 지름을 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다. 아, 욕구 불만이 너무 심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력이 분산되는 느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시간은 잘 나지 않는다. 연금 받아서 생활하면 좋겠다. 은퇴하면 할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 노인들은 왜 심심하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등산 같은 것 하지 말고, 책만 읽고 살아도 죽을 때까지 흥미 진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로 학구적인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옛날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짜증난다. 옛날에는 뭐 어쨌느니, 어쨌느니. 그렇게 좋으면 타임머신 만들어서 그 떄로 돌아가면 되지 왜 여기서 불평만 하면서 현재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보다는 나처럼 달리기라도 죽어라 하면 세상이 조금 덜 시끄러워지겠다.

안철수 교수가 자리는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비슷해서 조금 놀랐다.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를 그 자리에, 역할에 알맞은 인물이 되도록 갈고 닦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일이다. 자격도 안되고, 소위 깜도 안되면서 무엇을 누리기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지하철에서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는 20대의 마음으로 평생 살면 좋겠다.

 

정직 불감증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사건을 보면서, 마음이 참 답답해진다. 논문 표절이야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일이고 국내에서는 사실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도 미비하여 이렇게 사후에 무슨 일로 드러나지 않으면 고작 당사자의 학자적인 양심에 맞기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이지만, 명백한 표절로 쌓아올려진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1위라는 것은 비단 개인의 양심이나 정직성의 문제라고 이 사건을 바라보기에는 그 무게감이 너무나 크다.

문대성 개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또 논문 표절이 그가 행한 잘못 중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느끼는 그 무게감이라는 것은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에 있다. 현대인에게 누군가를 판단할 때 ‘정직함’이라는 가치는 얼마나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일까? 이미 삶이 너무 팍팍해서, 혹은 이념적인 가치 판단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정직하다는 것이 순위 저 뒤 어딘가로 밀려나 있는 광경이다.

정직한 것이 결국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결국 후회하지 않는 길이라고 믿고 인생에서의 등대처럼 삼으려는 나에게 이런 사건과 현상은 내가 틀렸다고 비웃으며 말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