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부터의 도피 – 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의 책을 하나 더 읽었다.

자유와 평등은 현대인에게는 너무나 숭고한 가치여서 자유에 해악이 있거나 평등이 실현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바꿔말하면 자유와 평등은 절대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달아 읽은 에리히 프롬의 책 때문에 이런 생각에 의문이 생긴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추구하는가? 행동과 판단이 스스로에 맡겨지는 상황을 선호하는가? 기회의 평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는가?

내 생각에 위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아니오’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데카르트의 말이 생각난다. 위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기 위해 수많은 조건문을 붙이는 것보다 결국 ‘아니오’라고 답하는 것이 더 옳다.

독재를 원하는 사람이 있고, 부의 불평등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보다 우리 대부분이 그러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배움의 끝은

나에게 새로운 역할이 하나씩 덧입혀 질수록 백과사전만큼의 지식이 더 필요하다. 내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육아대백과사전’의 두께, 자격증 시험 준비 서적의 두께는 각각 아빠와 직장인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함이다.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을 다 알 수 있을까?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주어진 것들, 촉을 세우며 알아낸 알아야 할 것들은 이미 나의 노력으로 다 파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지 오래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정보, 그리고 나에게 쓸모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도 부담이다.

이제 정말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않으면 인생의 첨도를 날카로이 유지하기 어려운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