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손에서 힘이 빠졌다. 볼펜이 손가락 사이에서 종이 위로 떨어지면서, 짧은 둔탁한 소리를 냈다. 따라서 바삐 쓰여지던 종이위의 글자도 멈추었다.
“나는 매너리즘에 빠졌구나,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것에 나는 이미 물들어 있구나.”
나는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고, 새로운 행동을 하지 않고.
나는 새로운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새로운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 자신에 대한 불만을, 다른 사람, 다른 조직, 다른 세상에 던지며 푸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좁은 시야에 갇혀서 그렇게 쳇바퀴 돌던 나에게 어느 일요일 오후 문득 나를 내 머리 위에서 본 순간.
나 스스로 변화할 힘을 잃었다면, 이제 주위의 무엇인가를 바꾸어야 한다. 용기를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