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좋은 시절이 있었단다.
그 때는 모든 사람이 에스컬레이터를 탄 듯 했다나? 그래서 별로 머리는 쓰지 않아도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기만 하면 차도 생기고 집도 생기고 고기도 매일매일 먹을 수 있던 시절이란다. 나에게는 빅뱅이나 기원전이나 이런 세상이나 신기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다가 누가 잘못한 건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 버려서 조금 덜 좋은 시절이 왔단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서 계단으로 바뀌었다나? 열심히 걸어올라가야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세상. 그래도 괜찮았단다. 열심히 하면 더 좋아질것이 확실한 세상이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런닝머신 세상이라고들 한다. 죽어라 뛰어도 제자리고, 잠시라도 멈추면 뒤로 밀려서 나동그라지는 모두가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한국 뿐 아니고 전 세계가 다. 나는 사회에 나오자마자 런닝 머신 세상이다. 아니 어쩌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 런닝머신 세상이었다. 단지 내가 런닝머신위를 달리고 있는건지, 계단을 오르고 있는건지 자각하지 못했을 뿐.
누구는 좋은 시절을 추억이라도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야 그저 세상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 순응하며 힘겹게 뛰고 있을 뿐이다. 뭐 누구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너무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