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SM5와 SM3의 머플러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단 범퍼 아래로 보이는 그 투박한 은색 깡통, 마치 과수원에서 농약 뿌리는 아저씨들이 등에 매는 듯한 그런 디자인 부터 뒤를 향해서 소심하게 돌출되어있는 그 꾸밈없는 똥그라미가 왠지 모르지만 불편하게 보인다고, 차의 후면 디자인과 너무 어울리지 못한다고 쭉 생각해왔다.
오늘 아침에 신형 SM5 XE의 뒤를 졸졸 따라 등교를 하다보니 가만히 그 머플러 디자인을 바라볼 수 있었다. 신형으로 오면서 머플러 배기구에도 뭔가 신경을 쓴 모습인데, 그 깡통 같은 머플러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배기구는 양쪽을 콕 찝어 늘려 놓은 것처럼, 요즘 그랜져에 볼 수 있는 것 같은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실 예전의 동그란 원이나 양쪽으로 콕 찝어 놓은 듯한 신형의 것이나 소위 유행을 따라가는 것으로 어느 것이 미적인 면으로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고, 딱히 다른 경우를 봐도 내 미적 감각은 서로 비슷한 평가를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무의식 중에 최근의 디자인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정말 신형이 더 이뻐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생각해 봤다. 내가 생각한 원인은 순수하게 미적관점을 벗어나서 "이런 면에서도 신경을 쓰고 노력을 했다"라는 성의가 차체에 묻어나서 나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예로 여성의 화장도 비슷하게 다가온다. 물론 외적인 면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또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크게 다가 오는 것은, "이 아이는 나와의 만남에 신경을 쓰고 있구나." 라는 그러한 마음을 발견했을때 또 하나의 매력으로 느끼기 때문에 다시 한번 상대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되는 것이다.
내적인 아름다움이나 매력을 알아차리는 데는 모든 사람이 둔감하다 싶은 정도로 무뎌져 가는 것 같고,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무엇인가 바라보는 "응시"가 점점 없어져가는 것이 그 원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탓해 무엇하랴. 마음이 외부로 표현될 수 있는 천박하지 않은 수준의 적극성이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 주는 세상이고 또 그것이 하나의 대안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