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것과 잃을 것

“앞으로 얻을 것은 무엇이고 잃을 것은 무엇일까?”

40살이 넘은 지금에 와서 문득 드는 생각이다. 몇 년 전까지는 앞으로 무엇을 더 얻을 수 있을지,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아니, 아무리 노력해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있다. 그래, 나는 확실히 내리막 길이고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것을 잃어갈 것이다.

예를 들면, 내 생명과 건강은 이제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점점 잃게 될 것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잃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내가 아는 친척, 가족들도 그들의 소멸과 함께 관계는 끊어진다. 지금까지 내가 가진 물건들, 영원하지 않다. 몇 달 전에 큰 마음을 먹고 구입한 “Luxury Sedan”은 점점 녹이 슬고 헐거워지며 광택을 잃을 것이다.

반면에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건강과 에너지는 잃을 수 있지만, 무엇을 새로 배울 수 있다면 그건 또 나름대로 얻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요즘 빠져있는 스키 같은 것이 그렇다.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지방을 잃지만 근육을 얻을 것이다. 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조금 더 괜찮은 실력을 가지게 될지 모른다. 가족과의 추억은 내가 소멸하거나 치매에 걸리지 않는한 영원할 것이다.

내가 자유 의지로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35년의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더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너무도 갑자기 잃어가는 것이 많아져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이 가면 바스러지는 모래성을 짓기는 않기로 한다. 나의 삶과 영원히 같이 할 것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자. 세월의 풍파에도 바래지 않는 것을 찾아 나서자.

부조리와 이퀄리브리엄

부조리하다고 느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보면, 사실 이것이 아슬아슬한 평형 상태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세상 곳곳의 맞닿아 있는 많은 면들은 나름대로의 소재와 역사로 서로를 밀어내며 안으로는 버티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형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해서 여기에 악(devil)이 잔뜩 숨어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왜 이런 형상이 되었는지를 잘 파악해보면, 다수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나 노력을 했어도 많은 변화를 불러오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그 합리적 선택의 가치를 더 많이 인정한다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여기서 부조리를 꽤나 찾아낸다면 진보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미묘한 평형과 긴장 상태를 완전하게 잘못 쌓아올려진 부조리의 덩어리로만 보거나, 혹은 더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전한 이상체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이 상태를 그냥 주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상태를 깊이 인식 하기 위한 결정의 층위를 우선 살펴보고, 조금의 에너지가 남는다면 주어진 조건에서 이 상태가 최선인가를 판단하거나, 미래에도 이 것이 만족스러운 결과일 것인가를 예측하는 데 쓰는 것이 시각에 구분없는 보편적으로 건전한 태도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