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배낭여행 2009 [2]

07.14

   중국 북경국제공항 경유

   하늘은 뿌옇지만 생각보다는 날씨가 좋다. 흙먼지가 섞인 대륙의 냄새(?)가 난다. 약 2시간의 Transfer 시간. 생각보다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우리처럼 환승하는 승객들도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간단한 영어도 통하고 생각보다는 느낌이 좋다. 생각지도 않은 기내식을 먹어서 인가보다. 이 공항은 새로 지은 건물인가? 깨끗하고 모든 것이 최신식이다. 체온이 조금씩 따뜻해지고, 열이난다. 새로운 공기와 기압에 적응하는 느낌이다. 기내에서는 가능한 따뜻하게, 편하게, 수면을 취해야겠다.

   탑승 시작

   좁다란 기내에 틀어박혀 있는 것 보다는 밖에서 최대한 스트레칭을 하고 공기를 들여마시고 나중에 들어가는 편이 좋다.

   울란바토르 상공

   기장이 방송으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라고 한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말라버린 초원 한가운데 있는 나지막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보로딘의 음악 “중앙 아시아의 초원에서”가 생각난다. 비행기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먼거리를 짧은 시간에 갈 수 있어서. 혹은 그 속도를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백년전까지 모든 인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해발 8800m가 넘는 ‘하늘’에서의 광경을 강인한 체력과 고통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겸손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이처럼 하늘에서 나와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지표면의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까마득한 창공에서 수키로 떨어져있는 땅과 끝도없는 곳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면 나 이외의 다른 부분이 얼마나 거대한지, 그에 압도될 수 밖에 없다. 지상으로의 한계가 있는 View와 하늘로의 한계가 없는 View는 각기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빈 숙소 도착

   역시, 새로운 표지판과 언어, 그리고 건물들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명백한 지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숙소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이미 밤이 되어 도착한 숙소의 풍경에는 하루가 저물어 버린 나지막함만이 남아 있었다.

07.15

   빈, 첫날의 아침

   아침 5시부터 일어나서 6시가 될락말락하는 시간부터 숙소를 나섰다. 비교적 도심 관광지에서 가까운 숙소 덕분에 약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볼거리가 잔뜩 모여있는 중심시가에 도착할 수 있다.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거리에 빵을 굽는 냄새와 전차의 종소리만이 가득 차 있었다.

   빈, 구왕궁, 신왕궁

   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이자 합스부르크 왕조의 중심도시 답게 오랜 기간에 걸쳐서 증측, 신축된 왕궁들이 다양하게 남아있는데, 이를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역사나 건축에 대해 조예가 깊다면 다양한 건축물들의 세밀한 차이에 집중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약간의 입장료를 내면 실제 궁궐의 방 몇개를 돌아볼 수 있는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빈, 슈테판 대성당

   빈은 구시가가 잘 보존되어있기는 하지만, 최신식의 건축물도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데, 오래된 성당 옆의 이러한 사이버틱한 건물은 수백년의 차이를 한눈에 느끼게 한다.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관광지로서의 가치는 문화의 탄탄한 기반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성당의 거대한 몸집에는 그 세월을 버텨온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화재와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그것이다. 눈으로 이들을 확인하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성당 특유의 경건함에 발소리마저 조심스럽게하고 살며시 사진을 찍었다.

  

   빈, 미술사 박물관

   왕궁의 하나를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주로 1400년대 이후의 서양회화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왕조에 의해 수집된 이집트, 그리스, 로마시대의 유물도 볼 수 있다. 내부의 휘황찬란한 장식과 벽화들은 왕족들이 얼마나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살았는지 짐작케한다. 이러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남아있어서 이를 또 다른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네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루벤스의 그림이 여러점 전시되고 있고 이를 통해 그림의 거대한 크기와 내용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박물관을 빠르게 흝어 보았음에도 3시간이 넘는 관람시간이 소요됐다. 아침 일찍 나선탓에 오후 늦게부터 피로해져서 오늘 하루는 이를 마지막으로 숙소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동유럽 배낭여행 2009 [1]

  벌써 인천공항에서 익숙한 한국 공기에 놀란지도 한달이 되었다. 그 동안 새로운 회사에 들어갔고 수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으며 매일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막상 여행을 떠날때는 그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했으나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 많이 희미해진 지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곰곰히 곱씹어보는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퀄컴 IT TOUR 시리즈도 한참 걸렸는데 그 보다 기억할 것이 많은 이번에는 얼마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동유럽 유레일 패스를 구입하고 항공권을 예약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너무 급박하게 정해진 여행이라 충분히 오랜기간 준비할 시간이 없었고, 따라서 다른 사람이 다녀온 여행기를 보고 일정을 거의 배끼다 시피 참조했다. 15일 정도의 일정을 생각했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의 4개국을 돌아보기로 했다. 한 나라당 3~4일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유레일 패스는 동유럽패스 기본 5일 권으로 구입했고 주로 국가 간 이동 야간 열차에 많이 이용했다. 가격은 어딜가나 대동소이하다고 생각되어 항공권을 예약한 여행사 사이트에서 주문했다. 다행히 2일만에 집까지 배송되어서 출발 하루 전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숙소는 오스트리아 빈/체코 프라하에서의 각각 2박 정도씩만 예약했다. 한인 민박이 아닌 유스호스텔 위주로 숙소 계획을 세웠고 주로 8인 사용의 도미토리를 이용했다. 중간에 일정이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모두 예약하는 것을 지양했다. 7월 꽤나 붐비는 성수기에 출발했지만 단 한번만 숙소가 모두 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찾아가는 숙소에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항공권은 워낙 급박하게 구한지라, 93만원 정도에 베이징을 경유하는 아시아나/오스트리아 항공으로 구입했다. 직항도 있고, 두바이, 터키를 경유하는 등 다양한 항공편이 있었지만 모두 가격이 비싸거나 매진이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조금 일찍 예약하면 80만원 대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여행에 대한 간단한 요약은 이쯤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음악의 도시 빈 부터 곱씹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