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다

사람에 따라 뭔가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유심히 관찰하려 했다. 얼굴 표정, 자주 쓰는 단어, 이기적인 정도, 식탐, 습관, 돈 씀씀이 그리고 다른 것 보다 더 중요한 마음. 속에 없는 말도 하고 가끔은 나를 쿡쿡 찌르는 말을 들어도 헤헤 웃으면서 대화하려 했고 무엇인가 주고 또 무엇인가 받았다. 이러한 꽤나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학습 과정을 통해서 느낀 점은 “사람은 다 같다” 는 것이다. 좋다. 많이 봐줘서 다 비슷하다.

사람은 같지만, 그의 위치가 행동을 결정한다. 그래서 다들 다른 행동을 하고 다들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모두 이기적이지만 부자는 아무것도 안 바꾸기를 원하고 가난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바꾸기를 원한다. 결국 근본적인 몇 가지 원칙에 의해서 설명되고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하고 단순한 존재가 사람처럼 보인다. 너와 나의 눈높이가 같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나.

비몽 | 悲夢

장자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생각하되, 호접지몽 이라는 지극히 애매하지만 고상한 비유로 이를 표현했다. 비몽이 이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는 단순한 장소와 인물과 사건으로 이루어진다. 이것들은 항상 대칭 구도로 배치되어서 과거와 현재, 남자와 여자, 꿈과 현실로 나뉘어 지고 이의 경계는 처음에는 분명해 보인다. 블라인드 뒤의 여자와 앞의 남자처럼 카메라의 영상도 분명이 이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자연스러움에 저항하지만 (무려 머리를 자해하면서;) 결국은 과거가 현재와 포개 지고, 남자와 여자가 포개어 지고, 꿈과 현실이 하나가 되고 죽음과 삶은 하나가 된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나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