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코 여행의 재정적인 대출혈을 극복하기 위하여! 오늘은 올 때, 갈 때의 지하철 요금 외에는 모두 걸어다니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루트는 제목에 써있는대로. 어제의 닛코 여행에서 꽤 많은 거리를 도보로 이동한터라 다리가 아파서, 지도를 보고 최단거리로 돌도록 계획을 세우고 오후 2시쯤 집을 나섰다. 아침에 나가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일어나니 10시. 아침을 빵으로 대충 때우고 TV 보면서 뒹굴뒹굴 하다보니 1시; 어그적어그적 준비하니 2시;
아무튼 나의 첫번째 목표지는 야스쿠니 신사.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 한다 안한다 요즘 말도 많고, 한국인에게는 참 기분 나쁜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곳이다. 미타센을 타고 짐보초에서 갈아타고 한정거장 가면 되는데, 역 이름은 까먹었다; 아무튼 역에서 걸어서 5분정도 올라가니 보이는 커다란 입구. 바로 저곳이 야스쿠니 신사이다. 한국 TV에도 별로 좋지 않은 뉴스로 자주 소개 되는 이곳. 주말이지만 별로 사람은 없고 의외로 외국인 관광객만 많이 눈에 띄었다. 사실 굳이 여기 참배하러 오는 사람들 빼고 공원처럼 휴식을 즐기러 오는 사람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 바로 옆에 기타노마루 공원도 붙어있고 말이다. 앞에 보이는 나무로 된 커다란 도리이를 지나면 바로 메인 건물. 참배하지 않는 사람은 여기까지가 끝이고 참배객은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는 길이 있는 것 같지만. 여기서 내가 참배할 이유는 없고 그냥 사진이나 찍으면서 둘러보았다. 조금 뒤로 돌아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태평양 전쟁때 죽은 군마나 군견의 영을 위로하는 동상이 있고 커다란 전시관도 하나 있는데 1층은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지만, 2층으로 들어가려면 300엔이던가 하는 요금을 내야한다. 그냥 1층만 둘러보기로 했는데 역시 태평양 전쟁때 활약했던 제로(0)기, 라던가 커다란 대공포?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금 씁슬한 기분을 뒤로 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나와 기타노마루 공원으로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기타노마루 공원 입구에는 이런저런 공연으로 유명한 무도관이 위치해있다. 일본 아티스트로 무도관에서 단독 공연을 가져야 어느 정도 지명도를 인정 받을 정도라는데.. 아무튼 공원은 깨끗하고 숲속으로 난 길과 호수를 조화롭게 잘 꾸며놓아 아스팔트 위를 걸어온 더위를 조금은 식힐 수 있었다. 목적지는 이 공원을 넘어 더 가야하니 부지런히 걸어서 드디어 황거 도착. 사실 구분이 어떻게 되는지 애매한데, 원래는 천황이 사는 곳의 정원이지만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입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으로 된 조그만 조각을 받아야 하고 이를 정원을 빠져나갈때 다시 제출해야한다. 역시나 천황의 정원이라 정말 깨끗하게 정리된 잔디와 공원. 이렇게 넓은 땅을 정원으로 쓴다니 비록 정치적인 권력은 없지만 아직 천황에 대한 예우라던가 그런 것은 확실하구나 싶었다. 
위는 이 정원의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도쿄 한가운데의 땅값도 제일 비싼 땅. 주위는 온갖 고층 건물로 둘러 쌓인 이곳에 천황은 살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도 천황이 사는 곳 지하는 못지나간다. 따라서 도쿄의 전철/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가운데가 황거라고 표시되어있고 둥그렇게 비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원을 둘러보고 남쪽으로 다시 입장권을 내고 나가면 저 멀리 또 다른 공원이 하나 나타난다. 해자라고 하나. 성 주위를 둘러쌓고 깊게 파내려가 물로 채워놓은.. 그런것을 끼고 한바퀴 빙 돌면 다시 엄청 나게 넓은 광장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마라톤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산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의 정원이 나무와 잔디로 매꿔져 있다면, 이번 공원은 사람들과 자갈밭으로 매워져 있는 셈이다. 오른쪽으로 해자를 따라 돌았더니 나오는 다리. 도쿄에 왔다는 상징과 같다는
데. 역시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혼자 돌고 있는 나로써는 그냥 풍경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름이 뭐라 했더라.. 메가네바시 던가. 그러한 이름 이었을 것이다. 다리 건너편에서는 제복을 입은 아저씨 들이 부동자세로 서있었고 그 뒤로는 육중한 철문이 있었다. 그 철문을 넘어서면 천황이 사는 곳이구나. 이 문을 통해서 1년에 2번 들어갈 수 있다는데..
이러한 천황의 앞마당을 빠져나와 계속 남쪽으로 가면 일본의 정부 건물들이 밀집되어있는 구역이 나온다. 안내판을 봐도 어디를 봐야할지 알수는 없었고, 대충 사진이나 찍고, 또 국회의사당까지만 걸
어갔다오자고 결정. 더운 날씨에 땀 뻘뻘 흘리면서 걸어갔다왔다. 건물 앞에는 일본인인데도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있을까. 국회의사당 앞에는 무슨일에 대비하기 위해서인지. 우리나라 전경차 비슷한 차들이 여러대 대기중이었다. 안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철판으로 둘러싼 차도 있었고..;
이제 오늘의 도보여행 마지막 코스. 긴자로 접어들었다. 긴자에서 토라노몬 카미야초로 이어지는 거리로 들어서는 길도 보였다. 중간에 이 길로 빠져서 걸으면 회사까지 갈 수 있는 것이리라. 회사 사람이 말해준건데. 그 길은 일요일 낮에는 도로 한가운데 누워서 낮잠을 자도 될 정도로 차며 사람이 다니지 않는 유령도시가 된다고 했다. 역시나 평일에 비해 엄청나게 한가한 거리. 반면 조금 더 걸어 긴자역 근처에 도착하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출근시간 신쥬쿠 역에서 본 광경만큼은 못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본건 정말 오랜만; 서울에서 조차 사람 많이 다니는 곳을 꺼려하는 나이지만, 주말 관광만을 해야하는 나로써는 이러한 복잡한 쯤은 참아야한다; 주말이라 길은 자동차의 출입을 제한해서 보행자들의 천국이 되어있었다. 아래와 같이 미츠코시 백화점의 대형 스크린에는 배용준씨가 롯데 면세점에 오라고 광고를 하고 있고. – ㅅ-

쇼핑에는 관심이 없는 나는 단지 사람구경만을 할 뿐. 소니 쇼룸 정도를 둘러보고 오늘의 일정을 끝마쳤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긴자선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 역으로 이동. 도부 아사쿠사 역에서 오늘의 닛코 여행에 더이상 교통비가 들지 않게 해줄 닛코 프리 패스를 구입했다. 4400엔. 왕복 철도와 닛코에서의 도부 버스를 2일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티켓이다. 그리고 근처의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 2개와 과자, 음료수 등을 구입. 점심을 해결할수 있도록 준비하고 7시 10분 출발 도부 닛코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요코하마에 갈때는 시간도 짧았을 뿐더러 대도시끼리와의 연결이라 창밖의 풍경이 변함이 없었지만, 닛코행 열차에서는 1시간 정도 달리자 일본 농촌의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갈때는 2시간 5분. 9시 15분쯤이 되자, 열차의 종점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신기한것은 도부 아사쿠사 역에서 출발할때는 길었던 열차가, 종점에 도착하자 달랑 2량의 열차가 되어있었다. 중간에 다른 부분들은 분리되서 다른 방향을 향하므로 처음에 앉을 때 자리를 잘 잡아야 할 것.
아무튼 역에서 내려서 출구로 나가면, 앞쪽 분수대 옆으로 버스를 타는 곳이 있다. 버스의 종류는 관광지가 넓게 퍼져있는 만큼 다양한데, 린노지등 세계문화유산 신사들을 둘러보려면, 주엔지온천행 또는 세계문화유산 순례버스를 타면 된다. 제일 앞쪽. 아사쿠사 역에서 구입한 프리패스가 있다면 그냥 내릴때 기사 아저씨한테 프리패스를 보여주면 무료로 무제한 승차가 가능하다. 2 종류의 버스 중 아무거나 타고 신쿄라는 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 내에서는 평면 TV로 한글 안내가 나오는 관계로 정류장 이름을 몰라서 내릴 곳을 놓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신쿄에 내려 조금 올라가면 보이는 붉은 다리가 바로 신쿄. 무슨 승려가 건너가려고 하는데 뱀이 와서 다리를 놓아줬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이 풍부해서 다리 아래로 흐르는 계곡 물과 적당한 안개가 멋졌다. 하지만 건너가는 것은 이 신쿄를 통해 갈수는 없고 신쿄 옆의 최신식의 콘크리트 다리를 통한다. 신쿄를 직접 밟아보려면 앞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면 된다. 다리 위에 올라가는 것 만으로도 돈을 받다니, 닛코 여행 내내 너무 상업성이 강하게 느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곳이 많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이곳이다. 
들어가서 왼쪽으로 나타나는 건물 위에는 원숭이 12마리(?)가 조각되어 있다. 인간의 세상살이를 원숭이를 통해 표현했다고 하는데 특히,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입을 막은, 즉,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3마리의 원숭이가 유명하다. 사람이 우글우글 모여있는 곳은 역시 유명한 것이 있다는 증거이니 빠지지 말고 따라붙어서 관람하도록 하자. 입장권이 얼만데; -ㅅ – 또 단체 관광을 온 사람들이 있다면 입구부터 가이드가 붙어서 차례차례 설명을 해주니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일행인척 따라가면서 무료로 자세한 설명을 듣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아무튼 이 원숭이 무리들을 뒤로하고 계속 올라가면, 손을 씻는 물도 나오고 이것저것 건물들이 나오고, 지금 공사중인 건물도 있고, 엄청 굵고 높은 나무도 나오고. 이러한 것들을 지나서 도쇼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건물이 나오게 되는데.
아무튼 위의 건물을 등지고 돌아서면 정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위패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참배할 수 있는 메인 건물이 나타난다. 바로 이것인데 저 정면의 보이는 문은 사진으로 알겠지만, 빨간색 철책으로 막아놨다.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고 옛날 부터 장군 이상의 계급만 저 문을 통해 들어가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참배 했다는데, 누군가 몰래 들어간 사람이 없을까. 사실 저 앞에서 사진 찍다가 갑자기 뛰어들어가도 못잡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한번 해보고 싶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ㅅ- 일반인은 옆의 쪽문으로 들어가서 신발을 벗어놓고 내부의 건물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다. 나야 뭐 한국인의 입장에서니까 구경정도지만, 일본인들은 안에서 박수 두번 딱딱 치고 묵념. 말 그대로 참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있다.
이 정도로 도쇼구의 관람을 마치면 이제 아까 들어올때 봤던 담장 옆 멋진길로 가보자. 또 하나의 신사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도쇼구를 보고 온 사람이라면 도쇼구의 압도적인 화려함에 눌려 이쪽의 신사는 별로 볼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사실 끝까지 들어가봐도 기념품을 파는 일본 특유의 복장을 한 아가씨들 밖에 볼 것이 없다. 이런식으로 신사 1개, 그리고 또 다른 절 1개를 돌면 공통권을 사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본 것이다. 내부를 돌다보면 곳곳에 추가 요금을 받는 구경거리 들이 있는데 돈이 넘친다면 입장권을 사서 전부 보도록 하자. 여기 한번 오려면 교통비만 몇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