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와 이퀄리브리엄

부조리하다고 느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보면, 사실 이것이 아슬아슬한 평형 상태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세상 곳곳의 맞닿아 있는 많은 면들은 나름대로의 소재와 역사로 서로를 밀어내며 안으로는 버티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형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해서 여기에 악(devil)이 잔뜩 숨어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왜 이런 형상이 되었는지를 잘 파악해보면, 다수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나 노력을 했어도 많은 변화를 불러오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그 합리적 선택의 가치를 더 많이 인정한다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여기서 부조리를 꽤나 찾아낸다면 진보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미묘한 평형과 긴장 상태를 완전하게 잘못 쌓아올려진 부조리의 덩어리로만 보거나, 혹은 더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전한 이상체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이 상태를 그냥 주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상태를 깊이 인식 하기 위한 결정의 층위를 우선 살펴보고, 조금의 에너지가 남는다면 주어진 조건에서 이 상태가 최선인가를 판단하거나, 미래에도 이 것이 만족스러운 결과일 것인가를 예측하는 데 쓰는 것이 시각에 구분없는 보편적으로 건전한 태도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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