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5]

 일본 역사 쪽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실은 일천하기 그지 없는데, 그렇다고 사실 다른 나라 역사는 특히 잘 아는 것도 없고.. 한국 역사나 그나마 박물관 견학이 많았던 탓에 왠만큼 알고 있다고 할까. 그래봐야 한국 역사도 요즘 사극 많이 보는 드라마 매니아 들에 비할 것도 안되고, 아무튼 역사 쪽으로는 별로 지식이 없다.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일본 역사에 대해서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은 아마테라스라는 건국의 신 이름이 일본적이지 않다는 것이랑 진주만 폭격 이후의 역사. 그 중간 수천년의 부분이 뭉텅 잘려나가고 없는데, 말 그대로 일본이라는 역사 책의 앞표지 뒷표지만 기억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별로 인문학적이지 않은 사람은 여행을 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봐도 누구나 “아~” 하는 것들만 찾아 보는게 유익한 여행 되겠다. 괜히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니 그런 역사적인 사실이~” 하는 것들은, 혼자 힘들게 돌아다니면서 봐야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와서 나중에 배경 지식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을 때 “아~, 나도 거기 가 봤어” 하는 약간의 자랑 섞인 위안 (하지만 사실 상 별로 본인에게 의미없는) 정도가 될 뿐.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역사 공부에 게으르기 때문에 역시 유명한 장소는 뭔가 비주얼적인 감동을 항상 동반하기 마련이다. 즉, 결론은 암것도 모르고 가는 사람은 유명한 것만 보고 오자는 이야기.

 나라에서도 역사적인 유적들이 뭔가 많았는데, 그 중에 뭘 볼지 선정하는 것은 나에게는 무리인 이야기. 따라서 역시 위의 원칙에 충실하여 보고 올 것 2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도다이지(東大寺), 그리고 두번째는 나라 국립 박물관. 도다이지(東大寺)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유적처럼 보였고, 나라 국립 박물관은 일본의 3대 국립 박물관 중의 하나는 보고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다소의 의무감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참고로 도쿄, 교토, 나라. 이 세 곳의 국립 박물관을 3대로 꼽더라. 사실 교토에 갔을 때도 국립 박물관에 갔었는데 상식적이지 않은 요금에 좌절해서 그냥 패스했던 기억이 있다. 나라는 비교적 저럼했다.)

 이제 배경 설명을 끝내고 다시 사슴 사이를 요리조리 통과해 길을 올라가는 우리로 시점을 돌려보자.

 나라역에서 도다이지(東大寺)까지는 20분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중간에 잘 정리된 잔디밭과 그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슴들을 구경하며 올라갈 수 있다. 중간중간의 노점상에서는 일본의 전통과자 센베-를 팔고 있는데 사실 사서 먹으면서 가는 사람은 찾을 수 없고 거의 사슴 먹이 용으로 구입하면 알아서 사슴들이 달라붙는다. 그 외에도 교토에서 봤던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왔다갔다 해도 호객 행위를 안하고 나이든 노부부 관광객이 걸어 올라올 경우 끈질기게 달라 붙어서 타고 가라고 종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신기한게 인력거꾼 중에 여성도 볼 수 있었는데, 남성이 끄는 인력거도 사실 미안해서 타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여성의 경우는 “과연 마음 편하게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열심히 뭐든 하려는 사람에 성별을 따져서 미안하지만.

사천왕상이 있는 입구

 도다이지(東大寺)는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다. 747년 경부터 짓기 시작해 749년 완성되었다고 하니 오래되기도 엄청 오래된 목조 건축물 되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13세기 건축물이니, 도다이지(東大寺)가 500년은 앞서서 지은 목조 건축물이다. 그 시대에 2년동안 저렇게나 엄청난 크기의 목조 건축을 완성 시킬 기술과 인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사실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는 의도적으로 일본을 축소해서 서술하고 있는데, 그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해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일할때 나와 또래인 야바시상 다카하시상과 일본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약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서로 기분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그냥 살짝 견해 차이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멈췄지만. 그들도 독도 문제 (그들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는)를 알고 있었으며 과거 한국일본의 식민지 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36년간 지배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을때 그렇게나 자세히 가르치는 구나 하고 놀라워했으며 일본의 젊은이 대부분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관심히 전혀(!) 없으며 가끔 뉴스에 잇슈화 되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이라고 했다. 또 독도나 기타 등등 서로의 역사 교과서가 전혀 다르게 쓰여졌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뭐, 역사가 나라마다 서로 다르게 쓰여지고 가르쳐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승자의 역사만이 기록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 않던가. 그냥, 서로 교류가 많아지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게되고 그러면 과거를 뛰어넘어서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하면서 어색한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쳤지만, 언제 시간이 되면 이러한 주제로 길게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도다이지(東大寺)는 찾아오는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엄청난 입장 수입을 올릴듯 한데, 그 입장료를 쓸데없는데 낭비 안하고 보수와 길거리 정비에 충실히 쓰고 있는 모습이다. 사슴 배설물들만 제외하면 정말정말 깨끗하게 관리되는 잔디밭과 나무들에 다소 감탄. 사천왕상이 있는 입구의 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입장료를 받고 입장료를 내야 유명한 본당을 구경할 수 있다. 본당을 안볼 수는 없으니 일단 표를 구입하고 들어가보자.

사람 크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거대한 건축물인지 알 수 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한국과 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를 꼽으라면 북한빼고 일본인데, 다른 것도 그 원인이겠지만, 비슷한 걸 보고 비슷한 걸 듣고 자라서가 아닐까? 문화 유적도 금동석가여래좌상인가 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똑같이 국보인 녀석도 있고, 서울역과 도쿄역은 똑같이 생겼었고, 자라면서 보는 TV프로그램도 똑같은 데다가 국사 교과서 뺴고 교육과정도 똑같고. 그러니 비슷한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것을 만들 수 밖에 없나보다. 오늘날 뿐 아니라 옛날에도. 위의 건축물도 지붕에 솓아있는 금색 뿔 한쌍과 정면의 종 형태를 한 구조물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전문가들이야 “무슨 형식 무슨 형식이 다르며 완전히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전해준 양식이 변형되어 어쩌구 저쩌구” 라고 하겠지만 어쩌겠나 내가 보기에 똑같은데.

 사진을 찍어대는 엄청난 인파를 지나 본당에 가까이 가보자. 가까이 가면 갈 수록 훨씬 더 커보이는 모습에 압도되는데, 그 중 최고를 꼽으라면 바로 불상의 어마어마한 크기 되겠다. 높이 17M로 역시 좌불로는 세계 최고의 크기라는데 가마쿠라에 있는 대불이랑은 어느게 더 큰건지 모르겠다.

기준이 없어서 크기가 짐작이 안가지만.. 아무튼 크다

 본당안에는 이 불상 말고도 주위를 빙 둘러서 역시 거대한 불상들이 있고, 지나가면 병이 낫는다는 가운데 구멍이 뚫린 기둥도 있고, 지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거의 경사 80도의 까마득한 계단도 있다. (물론 일반인은 이용못한다) 그리고 꽤나 괜찮은 물건들을 팔고 있는 커다란 기념품 판매점도 있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이 많은데다가 가격도 살만했으므로 돈만 좀 더 있었어도 확 질렀으나 꾹꾹 눌러 참고 나왔다. 아마, 일본 여행하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드는 기념품이 많은 곳이었으므로 필요하다면 여기서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 약간 더 고가의 기념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나라 국립 박물관의 지하에 있는 기념품 판매 코너를 이용하면 정말정말로 고급스러운 제품이 많다. (물론 고급은 가격이 쎄다)

 커다랗기는 했으나 갯수는 몇개 없었던 도다이지(東大寺)를 나와서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나라 국립 박물관. 사실 도다이지(東大寺)나, 근처의 절들에서 나온 대부분의 유물들은 중심에 위치한 이 나라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어느 도시를 여행한다 하면 가장 먼저 그 도시의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히 역사적인 유적지가 대부분인 나라, 교토의 경우 더욱 더 그러므로 이 곳을 여행한다면 반나절 정도는 시간을 내서 박물관을 한번 흝고 본격적인 관광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

나라 국립 박물관, 우리나라는 유적의 빈곤 국가라는 것을 여길 보면 느낀다

 

 나라 국립 박물관을 보고 꽤나 크게 감동 받아서 한국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국립 중앙 박물관을 찾아가서 전시 물품등을 비교해보았다. 비교 될 유물이 몇개 없다는 것은 누구 탓을 해야 할까; 힘이 약해서 우리나라 유적도 모두 외국에 뻇겨버리거나 파괴된 우리나라를 욕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뻇아가버린 일본이나 프랑스를 욕해야 하는 것인지. 나라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통일 신라 유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중국의 유물들, 중국에서 자발적으로 기증 했을리는 없고 중국 침략시에 모두 약탈해 온 것 같은데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비슷비슷한, 어디가 다른지 모를 유물이 수도 없이 전시되어 있었다. 외부의 침략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체계적으로 관리된 것이 오래되서 그런지 정말 보존 상태가 좋은 것들도 많았고, 아무튼 문화적으로도 쉽게 무시될 나라는 아니라는 생각. (언제까지 “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준거야”라는 말로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고 있을 것인가?)

 일본의 모든 국보, 보물을 컴퓨터로 모두 조회하고 초고해상도 사진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게다가 한글로 설명을 볼 수 있다니 믿어지는가?

 나라 국립 박물관에서 꽤나 오랜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서둘러 다시 전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야 했다. 어제의 불꽃놀이 구경으로 오사카 시내 구경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실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오늘 저녁이 전부 였으므로 역시 꽤나 바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는 과정은 크게 생략, 게다가 중간에 덴덴타운에서 해멘 이야기도 모두 생략. 목적지였던 도톰보리로 순간 워프하듯이 움직여서~

짠, 도톰보리가 나왔다

 

 오사카의 유흥의 중심지(?) 도톰보리다. 사실.. 주워들은 이야기이므로, 주워 들었다는 것도 믿기 힘든 여행가이드 책자의 설명이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서 본 결과 꽤나 놀기 좋은 동네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패션에 관심있다면 그런 사람들은 위한 홍대 분위기도 좀 나고, 먹거리를 좋아한다면 유명한 식당들도 많고, 사람 구경하기 좋게 인파로 넘쳐나고, 괜히 흘러나오는 음악에 리듬을 맞추며 걷게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유명한 게 모형도 있고 말이다. 이게 진짠가? 하도 게 모양이 많아서..

 비교적 널리 알려진 도쿄의 번화가들 이름보다는 확실히 오사카 쪽은 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도톰보리라고 들어도 “그게 뭐야?”라는 반응도 많이 나올테고. 또 그만큼 다양한 특색있는 거리가 아니라 모든 것이 혼합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 나의 사전 조사가 부족해서던지 실제 그렇던지 간에 오사카에서는 거리 이름과 이미지가 확 떠오르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성질 급하고 다혈질인 오사카 사람들이 화낼래나. 아무튼 처음 일본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도쿄로 가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일본에 좀 맞을래나.

가이드북에 나와있기 때문에 모두들 가본다는 킨류-라멘

고등학교 야구부 애들이 땀에 젖은 운동복 차림으로 단체로 와서 무한 리필 밥을 적극 애용하는 분위기

 많은 사람들이, 나 역시도 그랬고,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얻기 위해서 해외 여행에는 가이드 북을 참고를 하지만, 구별해서 받아들이는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교통, 요금, 숙박등의 비교적 고정적인, 사람에 따라 차이가 없는 정보는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어느 가게가 맛있다, 라던가 주관적인 인상 같은 것까지 가이드북의 안내에 따른다면 실망이 클 것. 일본 체류 내내 가이드북의 음식점 정보를 보고 찾아간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하나같이 실망. 시부야의 100엔 스시가 그랬고, 위 사진의 킨류- 라면도 영; 일부러 찾아가서 먹는다는 것은 맛집을 찾는 거지 싸고 양 많이 주는 곳을 찾는게 아닌데 말이다. 직접 일본인의 추천을 받는 경우가 가장 좋겠지만, 아닐 경우라면 역시 다년간의 일본 체류 경험이 있는 분의 조언을 듣고 찾아다니는 것이 낚이지 않는 방법 되겠다~

돈키호테. 저렴한 생필품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다이소를 비롯해서 일본에는 저렴한 생필품을 모아놓고 파는 돈키호테 같은 것이 인기인가보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의 슈퍼마켓 같은 것도 있지만,  약국에서 생필품들을 많이 팔고 있는데, 이름만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이지 실제로는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팔고 있는 가게가 많다. 이타바시구로 이사온 첫 날 주위를 돌면서 생필품을 살만한 가게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발견한 것은 약국 뿐, 하지만 들어가보니 꽤나 놀라운 것들을 많이 팔고 있어서 간단한 것들은 이용해주었다. 주말에 밖을 돌아다니다가 들어올 때면 늘 스가모역에 붙어있는 Summit 인거 같은데 일어식으로 읽는 것 같은 슈퍼마켓에서 생필품을 대량 구입.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일상이었다. 참고로 소개하는 직원의 돌발 질문 몇개 소개.

  1. 봉투 필요하세요? : 의문문에 “후쿠로”라는 말이 들어가면 봉투 물어보는 말이니까 답해주자.
  2.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 “포인토- 카도-“라는 말이 들어가면 적립할꺼냐고 물어보니까 답해주자.
  3. 따로 담아드릴까요? : “베쯔니 시떼~”라는 말이 들어가면 따로 담을꺼냐고 물어보는거니까 답해주자. 계란을 샀더니 꼭 따로 담아주더라.
  4. 스푼 필요하세요? : “스푼~”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스푼 필요하냐고 물어보는거니까 답해주자. 와 같이 생긴 아이스크림 샀더니 물어보더라.
  5. 데워드릴까요? : 이건 뭐라고 물어보는지 들을수가 없었지만,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면 “항상 데워드릴까요?” 물어본다.

한신이 우승하면 여기 뛰어든다.

 회사에서 오사카까지 여행할꺼라고 그러니까 오사카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것 있냐고 물어보길래, “한신이 우승하면 강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 라고 답하니까 어떻게 한국 사람이 그런 것까지 아냐고 특유의 일본 사람 호들갑을 떨면서 막 놀라워 하더라. 나도 해외 토픽 정도는 보는데 말이다. 일본 사람들 야구에 매우 매우 열광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 나조차 가물가물한데 주니치선동열이 활약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내가 일본에 있을때가 이승엽이 맨날 홈런 때리던 시기라서 그게 화제가 되기도 했었고 말이다. 미타선을 타고 오오테마치역을 지나다 보면 쿄진팀 선수들이 하나하나 광고판에 부착되어있고 “Giant Pride” 던가 문구가 세겨져 있었는데, 출퇴근시간에 이승엽 선수 모습을 보니까 얼마나 반갑던지. 그러고 보면 나도 이승엽 경기 꽤나 많이 본 것 같다. 집에 와서 저녁을 챙겨먹고 맥주 먹으면서 이승엽 선수 경기를 보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홈런! 막 혼자 좋아하면서 내일 아침 식사로 먹을 빵과 우유를 사러 약국에 다녀와서 다시 TV를 트니까 또 이승엽 타수에 또 홈런이길래 “응? 리플레인가?” 했더니 연타석 홈런이고; 뭐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것이다.

마루이 백화점인가.

 마루이치(01)이라서 줄여서 마루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자세한 연유야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백화점을 꽤나 사랑하는 일본인이 많다는 것이다. 이세탄이며, 한큐, 오다큐, 다케시마야(?) 등등 많은 백화점 수도 그렇고 10시 조금 전에 이세탄 백화점 앞을 지나가는데 어찌나 많은 아줌마들이 개장시간을 기다리면서 줄을 서 있던지; 아니 개장시간 맞춰서 오면 되지 왜 와서 줄을 서 있는 건지; 이해가 안가는 풍경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재미 못보는 요도바시 카메라 스타일의 매장 같은 것도 꽤나 흥행하고 있는 걸 보면 “무조건 큰데가서 구입하자.” 라는 기본 인식이 더 강한 건지.

일본 여성의 헤어스타일도 의외로 편차가 없다.

 

 우리나라보다 다양하고 잘 꾸미고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개성이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하고는 다르다.” 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 또 일본. 바꾸어 말하면 일본에도 분명 대세라는 것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갈색으로 염색하고 어깨 길이의 머리에서 층을 크게 내고 샤방하게 다니는 사람이 다수. 남자의 경우는 안꾸미고 다니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거의 우리나라랑 구별하기 힘들고, 꾸미고 다닌다고 해도 워낙 우리나라 패션이 일본 따라잡는 경향이 강해서 요즘은 또 크게 차이가 없지 않을까? 그 차이는 점점 좁혀져서 이제 일본과 몇 개월 차이로 유행이 지나간다고 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걷기만 한 무더운 빨간색 일요일의 아스팔트도 슬슬 식어가고 드디어 일본 체류의 마지막 날도 같이 저물어 갔다. 정확하게 36일째. 이제 하루만 더 자면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도쿄에 머물때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었는데, 오사카에 오면서 부터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분명 형편없는 숙소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여행에서 숙소의 비중이 큰 것인가;) 그런 숙소라도 돌아가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질린다. 편의점 도시락 ㅠ_ ㅠ” 

 마지막 날은 오사카 시내를 좀 돌아본 후 오사카 성을 보고 간사이 국제 공항으로 떠날 예정이다.

 

[6]편에 계속..

8 thoughts on “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5]”

    1. 응 그말이 그말이구나, 나는 항상 뜻도 모르고 항상 ‘이에’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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