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를 위한 항공/숙소 예약

장소

갑작스레 결정된 학교로의 귀환으로 꿈꿔왔던 하와이의 꿈은 사라지고, 짜내고 짜낸 신혼 여행 일정은 고작 4박 5일. 그마저도 학교 성적에 지장을 줄까 봐 노심초사 한 끝에 결국 가깝고, 부담 없는 동남아로 결정. 과연 동남아에는 어떤 곳들이 있는 것일까? 우선 조건을 아래로 정했다.

  • 여자의 조건
    1. 청결할 것
    2. 숙박시설이 좋을 것 (풀빌라? 시설 좋은 호텔?)
  • 남자의 조건
    1. 비행시간이 짧을 것
    2. 깨끗한 물에서 수영할 수 있는 곳
    3. 자유여행으로 가도 부담 없는 곳

우선 아는 곳을 다 적어보기로 했다. 푸켓, 발리, 사이판, 괌, 보라카이, 세부, 파타야 등등. 우리는 합리적인 커플이니까, 각자의 조건으로 후보지들을 정렬해봤는데, 결과는 보라카이가 선정. 비행시간이 짧고, 깨끗한 물과 해변이 있는 곳에서 보라카이가 압도적으로 우위였고, 또 좋은 리조트에서 자면 청결하고 럭셔리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자의 조건은 휴양지 위치 선정에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

항공

보라카이까지 가는 비행기 편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인천-마닐라-카티클란으로 가는 경유 편, 또 하나는 인천-칼리보 직항. 직항은 대신 1시간 반 이상 버스를 타고 또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가격은 비슷비슷한 것 같고, 사실 마닐라-카티클란으로 운행하는 필리핀 국내선에 얼마나 괜찮은 프로모션 티켓을 구하느냐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우리는 최대한 현지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항공편을 선택해야 했는데, 직항은 다 아침에 출발하는 편 밖에 없었다. 여기서 아침에 출발하면 보라카이에 빨라야 오후 늦게 도착할 것이고, 그러면 하루는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 화요일에 수업을 듣고 저녁에 출발하면 보라카이에 아침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마닐라 경유 편을 선택했다.

오후 8시 45분 인천 출발, 마닐라에서 다시 카티클란으로 아침 7시 45분에 출발하는 국내선 티켓, 그리고 오는 비행기는 아침 7시 20분에 카틸란 출발, 오후 2시 40분에 마닐라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로 예매했다. 모두 필리핀 항공, 국제선은 gmarket에서 최저가 검색에 만원짜리 할인쿠폰 발급 받아서 예매, 국내선은 필리핀항공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매.

국제선 585,200원 + 국제선 344,000원 = 929,200원 / 2인

일인당 464,600

숙박

숙박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정말 많이 싸웠다. 보라카이의 숙소 중 단연 독보적인 시설과 가격을 자랑하는 샹그릴라 리조트(http://www.shangri-la.com/boracay/boracayresort/). 네이버의 모 까페에서 가장 저렴한 디럭스룸을 1박에 6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2박 이상을 할 경우 8000페소 정도의 밀쿠폰을 준다고는 하나, 리조트 내의 식당이 워낙 비싸서 사실 이게 큰 장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 커플도 샹그릴라 리조트를 염두 해 두고 이것 저것 알아봤는데, 딱히 다른 프로모션이 없다면 해외 호텔 예약 사이트 (Hotels.com, Agoda.com, 익스피디아, 호텔컴바인드, 트립어드바이져 가격비교 등등등) 보다 그냥 네이버 까페에서 예약하는 것이 가장 낫다. 사실 신혼여행이라면 가장 좋은 숙소에서 자고 싶은 것이 여자의 마음. 한번 쯤 기분을 내는 것도 좋을 듯. 하지만 한 군데서만 계속 머무르기에는 조금 지겨울 수도 있으므로 샹그릴라 절반, 다른 리조트 절반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남자의 생각에는 샹그릴라의 몇 가지 단점들이 보였다. 첫 째로는 가격이 2위 이후의 리조트보다 독보적으로 비싸다는 것. 가장 좁은 방이 62만원, 우리 커플처럼 4박을 하려면 248만원. 내 기준에서는 신혼여행이라도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해변이 화이트비치보다 깨끗하지 못하다는 점, 번화가까지의 거리가 걸어갈 수 없을 만큼 멀다는 점 등이 자꾸 눈에 걸려서, 하나의 Alternative를 찾아보고자 했다.

몇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여자는 무조건 럭셔리한 것을 원했고, 남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카티클란 공항까지의 픽업 서비스가 제공되었으면 했다. 사실 이 두 가지를 교집합 해보면 하나의 리조트만 남는다. 바로 Discovery Shores Boracay (http://www.discoveryshoresboracay.com/discoveryshores)가 그곳이고 우리가 예약한 숙소이다. 그리고 이 곳이 샹그릴라에 이은 보라카이의 2등 리조트이기도 하다.

자, 그럼 이제 비교를 위해 최저가 견적을 손품 팔아 알아보자.

우선 샹그릴라에서는 가장 저렴한 방에서 4박을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는데, 리조트를 낮추어 예산을 더 확보 했으니, 여기서는 가장 저렴한 방 2박, 가장 비싼 방 2박을 하기로 했다. 가장 저렴한 방은 주니어 스윗이고, 가장 비싼 2인용 방은 원 베드 룸 프리미어이다.

주이어 스윗은 가격 비교 결과 www.olotels.com 이 가장 저렴했다. 2박 세금 포함 640불 정도의 가격이었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72만원 정도. 그런데 마침 지난 유럽 여행에서도 여기서 숙박을 예약해서 6만원 정도의 마일리지 적립된 것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www.mrrebates.com 에 회원 가입을 하고 여기서 olotels를 검색해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총 결제 금액의 5%를 적립해주며 이는 나중에 다시 환급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리저리 계산해보니 2박에 62만 4천원.

그러면 비싼 방은? 처음에는 정말 방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다가. asiatravel.com에서 예약을 했었는데, 이걸 결제를 해? 말아? 망설이는 사이 새로운 프로모션이 나왔다. 10% 저렴한 가격에 나온 대신 환불이 안 되는 딜. 결혼이 취소되지 않는 이상에야 신혼 여행을 가지 않을 일은 없으므로 지르고 보자. Hotels.com에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Hotels.com 은 접속 루트에 따라 스페셜 딜이 보이는 쪽이 있고 안보이는 쪽이 있다. 차이점은 스페셜 딜이 보이지 않는 경우 자주 뿌리는 10% 할인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데, 그냥 www.hotels.com으로 접속하면 스페셜 딜이 보이는 쪽, www.hotels.com/mastercard 로 접속하거나 위에서 말한 www.mrrebates.com을 경유하면 스페셜 딜이 보이지 않는 쪽이다. 양쪽을 비교해보고 저렴한 곳에서 결제하면 된다. hotels.com으로 직접 접속 해서는 98만원, mrrebates를 경유하면 106만원 가량. 따라서 경유로 접속해서 10% 쿠폰을 먹이고 mrrebates에서 4%를 캐시백 해주므로 최종 가격은 2박에 91만 1천원.

Discovery Shores Boracay

Junior Suite / 2 days + One bedroom Suite Premier / 2 days

62만 4천원 + 91만 1천원 = 153만 5천원

샹그릴라의 248만원, 그리고 디스커버리의 153만 5천원을 놓고 보면, 아무리 샹그릴라의 밀 쿠폰을 고려한다고 해도 디스커버리보다 백 만원의 값어치를 할 지가 의문스러웠다. 룸 컨디션은 디스커버리가 더 좋은데.. 차라리 그 백 만원을 액티비티나 선물 등 다른 것에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여자를 설득해서 결국 디스커버리 예약.

이건 여기를 참고 삼아 방문하는 커플들이 선택할 일이다. 보라카이에 신혼여행을 간다고 할 때, “나는 무조건 가장 럭셔리한 곳에서 자야해.” 라고 생각하면 샹그릴라, “샹그릴라가 좋긴 하지만 백만원의 가격은 아닌 것 같아.” 라고 하면 디스커버리 쇼어.

결론

공항에서 보라카이까지 무료 픽업 제공하는 최고급 리조트의 제일 비싼 방 2개 넣어서, 항공료 및 유류할증료 포함 일인당 123만 2천원

사실 보라카이는 여행사 안 끼고 가도 된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고, 그래서 에어텔 상품도 많다. 사실 바쁜 일정에 에어텔 상품도 고려 안 해본 것은 아니나, 이렇게 직접 하고 보니 에어텔 상품도 꽤나 비싼 것 같다. 비슷한 견적의 에어텔 상품을 알아보니, XX투어에서는 가장 저렴한 주니어 스윗으로 4박을 하는 상품이 176만원 가량, 숙박 차이를 고려해서 동일한 항공권과 숙박으로 예약을 직접 할 경우 108만원 정도, 약 68만원이 차이가 나고 2명이라면 동일 여행에 직접 예약한 것과 에어텔 상품을 이용한 것이 136만원 차이, 물론 여행사에서 몇 만원 정도의 특전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 정도의 가격 차이는 조금 놀랍다.

결국, 정말 가이드가 필요한 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면 직접 하는 것이 꽤나 돈 절약이 된다는 사실.

Leave a Reply